[레오강 희망캠프] ‘안방 상륙’ 황희찬, 레오강에서 키워갈 월드컵의 부푼 꿈

입력 2018-06-0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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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국가대표 황희찬. 스포츠동아DB

2018러시아월드컵 개막에 앞서 오스트리아 레오강에 사전 캠프를 차린 신태용호가 4일(한국시간) 첫 훈련을 가졌다. 대표팀에 대한 불안한 시선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어서인지, 23명의 태극전사들은 레오강 캠프 첫 훈련에서 반전 스토리를 준비하기 위해 평소보다 더 굵은 땀방울을 쏟았다.


특히 황희찬(22·잘츠부르크)의 눈빛이 유난히 반짝였다. 대표팀 신태용(48) 감독과 무언가를 긴밀히 대화하는 모습은 정말 진지했다. 알프스 자락의 레오강은 황희찬에게 굉장히 익숙한 지역이다. 소속 팀 잘츠부르크는 틈날 때마다 연고지와 1시간 거리인 이곳을 찾아 집중 강화훈련을 하곤 했다.


레오강이 러시아월드컵에 도전할 대표팀의 사전전지훈련캠프로 정해진 배경에도 그의 추천이 작게나마 영향을 끼쳤다. 오스트리아도, 레오강도 전부 황희찬에게는 안방과도 다름이 없는 셈이다.


지금의 자신을 만들어준 제 2의 고향, 또 다른 홈 그라운드에서 황희찬은 생애 첫 월드컵의 부푼 꿈을 키워가고 있다. 대표팀은 12일 월드컵 베이스캠프가 마련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기에 앞서 11일까지 풀 트레이닝을 펼친다. 실전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볼리비아(7일)~세네갈(11일)과 두 차례 평가전도 계획됐다.


황희찬-이승우(오른쪽). 스포츠동아DB


황희찬은 한 때 마냥 매력적이지만은 않은 존재였다. 신 감독에게도 그랬다.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아시아 지역예선이 끝난 뒤 신 감독은 거칠고 투박하며 ‘나 홀로 축구’에만 익숙한 황희찬에게 큰 실망을 느꼈다. 동료들을 활용하지 못하는 모습이 유난히 안타까웠다.


올림픽에서 인연을 맺었던 스승이 원하는 바를 명확히 인지하면서 황희찬은 한 걸음 성장했다. A대표팀 유니폼에 새겨진 태극기와 호랑이 문양이 익숙해진 만큼 플레이도 한 단계 성숙했다. 원톱이든, 투톱이든 대표팀 최전방의 한 축으로 이제 황희찬의 이름은 빠지지 않는다. 월드컵을 앞두고 각국 전력을 분석해온 외신들도 황희찬 조명에 인색하지 않다. 월드컵 직후 개장할 여름 유럽이적시장을 앞두고 보루시아 도르트문트~헤르타 베를린(이상 독일), 토트넘(잉글랜드) 등 빅 리그와 빅 클럽으로의 이적설이 끊이질 않는다.


4일 대표팀이 레오강의 숙소에 도착했을 때도 황희찬은 현지 팬들과 지역 주민들로부터 가장 많은 사인공세를 받았다. 그만큼 기대가 크다는 반증이다. 어엿한 한국축구의 ‘넘버1’ 옵션으로 떠오른 황희찬은 “모든 걸 쏟아 붓겠다. 올림픽과 월드컵은 비교할 수 없다. 무조건 사력을 다 하겠다”는 각오다. 용솟음치는 호랑이 기운으로 레오강에 상륙한 황희찬은 한바탕 ‘기분 좋은 사고’를 치겠다는 의지로 가득하다.


레오강(오스트리아)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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