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극장가 ‘어게인 2014’

입력 2018-06-07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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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개봉하는 영화 ‘인랑’ - ‘신과함께 - 인과 연’ - ‘창궐’ - ‘공작’(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사진제공|워너 브러더스 코리아·롯데엔터테인먼트·NEW·CJ엔터테인먼트

‘인랑’ ‘신과함께2’ ‘창궐’ ‘공작’ 등
스타 감독·배우 영화 7,8월 봇물


‘2014년의 데자뷔!’

올해 여름 스타급 배우들과 감독들이 대거 극장가에 나서 흥행 경쟁을 펼친다. 흔치 않은 대결의 양상이 4년 전과 매우 닮아 관객의 호기심을 키우고 있다. 당시처럼 각 투자배급사가 스타급 감독과 배우를 기용하고 그에 걸맞은 큰 규모의 제작비를 투여해 흥행을 겨냥한 ‘텐트폴 영화’를 간판에 내건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출사표를 던진 영화는 김지운 감독의 ‘인랑’과 김용화 감독의 ‘신과함께 - 인과 연’(신과함께2), 김성훈 감독의 ‘창궐’ 그리고 윤종빈 감독의 ‘공작’이다. 강동원(인랑), 하정우·마동석(신과함께2), 장동건·현빈(창궐), 황정민(공작) 등 스타급 배우들도 출동한다. ‘인랑’이 7월, ‘신과함께2’가 8월1일 개봉을 확정한 가운데 나머지 영화도 적절한 일정을 두고 치열한 물밑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는 2014년 네 편의 한국영화 기대작이 나란히 흥행 대결을 펼친 양상과 크게 닮았다. 당시 ‘명량’, ‘군도: 민란의 시대’, ‘해적: 바다로 간 산적’, ‘해무’가 각각 1∼2주 차이로 잇따라 개봉해 7·8월 여름 성수기 극장가를 달궜다. 그 결과 ‘명량’이 1000만 관객을 넘어 1700만 명으로 역대 최고 흥행작이 됐고, ‘군도’와 ‘해적’ 역시 관객몰이에 성공했다.

2014년 여름 흥행 대결을 펼친 영화 ‘명량’ - ‘군도: 민란의 시대’ - ‘해적: 바다로 간 산적’ - ‘해무’(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쇼박스·롯데엔터테인먼트·NEW


당시 기대작의 흥행 경쟁은 우선 해당 시즌의 ‘시장’을 키운 동력이 됐다. 전체 스크린수와 관객이 늘어나는 추세 속에서 극장가 성수기인 여름철에 흥행을 기대하는 작품이 연이어 개봉해 관객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관객이 몰리면 자연스럽게 흥행작에 대한 관심도 커지기 마련. ‘명량’과 ‘군도’, ‘해적’이 나란히 관객을 모으는 ‘쌍끌이’ 흥행의 상황은 그해 여름 극장가를 더욱 달군 큰 요인이 됐다. 1∼2주 차이로 개봉한 영화의 잇단 관객몰이가 시장을 키우며 서로에게 힘을 안겨준 셈이다.

‘명량’이 1000만 관객을 동원한 것에 대한 분석도 이 같은 시선에 따른다. 영화진흥위원회가 2014년 10월 내놓은 ‘통계 분석으로 본 천만 영화’ 보고서는 “‘군도’가 시장 확대 측면에서 제 역할을 충분히”하며 “박스오피스 규모를 키웠고, ‘명량’은 그 시장을 그대로 받아 외형을 키우며 흥행 신기록을 갈아 치웠다”고 썼다.

이런 관점에 비춰 올해 여름 극장가의 양상도 2014년 상황과 비슷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각 투자배급사의 ‘텐트폴 영화’가 나란히 극장가에 내걸림으로써 경쟁은 치열해지겠지만, 시장을 키우고 나란히 흥행하는 ‘쌍끌이’의 힘으로 1000만 관객 돌파 영화도 탄생하지 않겠느냐는 기대 역시 더욱 커지는 셈이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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