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①] 이유비 “‘시그대2’? 가능성 없을 듯, 한다면 꼭 하고픈 작품”

입력 2018-06-07 15: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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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비 “‘시그대2’? 가능성 없을 듯, 한다면 꼭 하고픈 작품”

시(詩)라는 감성적인 주제를 유쾌하고 보다 현실적으로 풀어낸 작품이 있다. 지난달 15일 종영된 tvN 월화드라마 ‘시를 잊은 그대에게’(극본 명수현 연출 한상재, 이하 시그대)이다.

‘시그대’는 병원 드라마의 주인공은 모두 의사라는 공식화된 틀을 깨고, 물리치료사, 방사선사 그리고 실습생 등 ‘코메디컬 스태프’(Comedical staff, 의사 외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종사자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감성 코미디. 우리네 일상을 담고 코미디와 시를 적재적소에 버무려낸 드라마. 그 과정에는 여주인공 우보영을 연기한 이유비의 감성 연기가 있었다.

극 중 우보영은 주머니는 가볍지만, 감성만큼은 충만한 물리치료사다. 한때 시인을 꿈꿨지만, 물리치료사의 길에 들어서면서 애잔한 비정규직의 삶을 대변하는 인물로 등장했다. ‘짝사랑’만 하는 ‘사랑 바보’일 줄 알았지만, 끝내 사랑도 일도 모두 이뤄낸 ‘N포 세대’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캐릭터다. 그리고 이를 연기한 이유비를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우보영을 연기하면서 많은 위로를 받았어요. 너무 좋은 현장을 만났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했어요. ‘밤을 걷는 선비’ 때는 부상으로 촬영장 가는 게 두렵고 힘들었는데, 이번에는 달랐어요. 현장에서 기운을 얻고 간다고 해야 할까요. 촬영이 없으면 섭섭할 정도로 현장이 좋았고, 배우들과 함께하는 시간들이 기억에 남아요. 다만, 아쉬움이 있다면 시청률이겠죠. 우리만 만족하는 드라마가 아니었으면 했는데, 그 점에서 시청률이 조금 아쉬워요. 응원해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해요. 힘을 얻어요.(웃음)”

‘시그대’ 현장을 떠올리는 이유비의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손 부채질을 하며 울던 ‘울보영’(극 중 별명)은 온데간데없고, 예재욱(이준혁)을 짝사랑하던 우보영으로 돌아간 듯하다. 실제로 이유비는 이준혁을 보면 설렌다고.

“(이)준혁 오빠요? 실제로도 ‘심쿵’하는 포인트가 있어요. 로맨스 연기도 오빠가 리드해주셔서 가능했던 것 같아요. 저도 오빠의 호흡을 맞추기는 했지만, 오빠가 잘해주셨기에 가능한 커플 호흡 아니었나 싶어요. 그리고 오빠에 대한 환상을 깨지 않으려고 했어요. 현장에서 (장)동윤이와 (신)재하와 친구처럼 지냈는데, 오빠하고는 편하게 지낼 수 없겠더라고요. 로맨스 감정이 깨지면 안 되잖아요. 제가 실제로 설레야 그게 극 중에서 더 자연스럽게 보이니까요. 다행히 제 감정선을 공감해주고 이해해주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시청자들에게 감사해요.”

하지만 극 중 삼각 구도에 대한 이유비의 실제 선택은 달랐다. “작품에서는 ‘예쌤’(예재욱 선생님 줄임말)과 연결됐지만, 실제는 모르겠어요. 촬영할 때만 해도 ‘예쌤’을 택했을 텐데, 지금은 고민되는 게 사실이에요. 팬들도 반응도 엇갈리더라고요. 국내 팬들은 ‘예쌤’과의 로맨스를 선호하세요. 반면 해외 팬들은 민호(장동윤)와 티격태격하는 걸 좋아해요. 두 사람을 다 가질 수 없는 거잖아요. 그래서 더 고민돼요. (웃음)”


‘시그대’는 완성형 결말로 마무리됐다. 그런에도 여전히 드라마 팬들은 우보영의 다음 이야기를 기대한다. ‘막돼먹은 영애씨’ 제작에 참여한 한상재 PD와 명수현 작가 콤비의 호흡 때문. 그러나 이유비는 시즌2에 대해 낙관하지 않는다. 그는 “시즌2 가능성은 전혀 없을 것 같다. 다만, 제작이 된다면 꼭 하고 싶은 작품 0순위가 아닐까 싶다. 촬영을 하면서 너무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촬영하면서 화가 나도 즐겁고, 피곤해도 행복했던 작품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닫게 해준 작품”이라고 의미를 되새겼다.

그러면서 “꾸준히 시청해준 드라마 팬들에게 감사하다. 덕분에 배우로서 책임감을 다시 한번 느낀다. 배우란 다양한 삶을 보여주는 직업이다. 항상 새로운 것을 보고 시도하려고 노력하겠다. 내 연기를 보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책임감 있는 배우가 되도록 하겠다. 지켜봐주셨으면 한다”고 각오를 전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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