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스토리’ 감독 “관부 재판 실화…큰 서사에 영화화 결심”

입력 2018-06-07 19: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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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스토리’ 감독 “관부 재판 실화…큰 서사에 영화화 결심”

영화 ‘허스토리’의 민규동 감독이 영화화 과정을 언급했다.

민 감독은 7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허스토리’ 기자간담회에서 “90년대 초반 김학순 할머니의 고백을 보고 가슴에 돌멩이 하나 얹고 살아왔다”고 고백했다.

그는 “10년 전부터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주위로부터 ‘누가 보겠느냐’ ‘힘든 이야기를 굳이?’라는 이야기에 많이 좌절했다”며 “나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게 부끄러웠다. 더 이상 미루고 싶지 않았다. 시나리오를 3편정도 썼다”고 밝혔다.

민 감독은 “과거 기록을 보다가 관부 재판을 알게 됐다. 이 ‘작은 승리’의 기록이 우리에게 왜 전혀 알려지지 않았을까 싶더라. ‘작은 승리’ 안에서 큰 서사를 보고 영화화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간 피해 사례가 대표적인 민족의 희생양이나 꽃다운 처녀의 짓밟힌 자존심 등 ‘큰 상처’로 환원되어 언급됐다. 그래서 사람들이 ‘다 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나는 할머니 각자의 아픔을 구체적으로 다뤄봐야겠다 싶었다”며 “어떤 상징적인 존재가 아니라 한 명의 여성으로서 여러 인물의 삶과 용기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위안부 할머니들, 정신대 할머니들에게 좀 더 다가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만들었다”고 털어놨다.

관부 재판 실화를 소재로 한 ‘허스토리’는 1992년부터 1998년까지 6년 동안 오직 본인들만의 노력으로 일본 정부에 당당히 맞선 할머니들과 그들을 위해 함께 싸웠던 사람들의 뜨거운 이야기. 김희애와 김해숙을 비롯해 예수정 문숙 이용녀 등이 출연하고 민규동 감독이 연출했다. 27일 개봉.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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