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어부’ 촬영현장에 가다①] 참조기 잡기 특명…왕포 앞바다와 11시간 리벤지 매치

입력 2018-06-08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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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는 낚시에 관심이 없는 시청자들까지 낚시의 매력에 빠지게 만든다. 이경규와 마이크로닷 그리고 이덕화(오른쪽부터).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세 남자가 만들어내는 묘한 앙상블은 ‘도시어부’의 또 다른 매력이다. 사진제공|채널A

■ 목요예능 최강자 채널A ‘도시어부’ 촬영현장에 가다

1회 조기·7회 민어 잡기 잇단 실패
‘세 번의 실패는 없다’ 비장한 각오
새벽 4시 낚싯배 타고 바다로 진격
오후 3시 돼서야 귀항…미션 성공?
저녁 함께하며 못다한 이야기 나눠


낚시의 묘미를 새삼 알려준 채널A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 2017년 9월7일 방송을 시작해 5%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지상파 예능을 압도하고 있다. 물고기 한 마리에 출연자들이 일희일비하는 모습이 세련된 편집과 센스 넘치는 자막으로 시청자들에 전달되며 공감과 재미를 주고 있다. 연기자 이덕화와 방송인 이경규, 래퍼 마이크로닷. 어울릴 것 같지 않을 세 남자의 묘한 앙상블은 프로그램의 또 다른 매력이다. 스포츠동아가 ‘도시어부’의 모든 것을 파헤쳐보기 위해 전북 부안 왕포에서 진행된 촬영현장을 찾았다.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 제작진과 이덕화 이경규 마이크로닷에게 전라북도 부안 왕포마을은 특별하다. 2017년 9월7일 1회, 그해 10월19일 7회를 이곳에서 촬영했다. 첫 방문 때 조기를 잡고 싶었지만 실패했다. 두 번째 왕포 앞바다와의 ‘리벤지 매치’에서는 민어를 계획했지만 애먼 조기만 낚았다. 그리고 이번이 세 번째 방문. 제작진과 출연자들은 2018년 5월27일, 붉은 노을이 질 즈음 왕포마을에 도착했다. 다음 날 새벽 출항인데도 현장에는 묘한 긴장감이 맴돌았다. 이번 도전 어종은 참조기. 그 세 번째 도전의 ‘입질’이 시작됐다.

사진제공|채널A


● 긴장감 속 바다로

제작진은 5월27일 먼저 도착해 속속 등장하는 출연자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세 번째 방문인지라 마을주민들은 이들의 방문을 환영했다. 서로 친근하게 인사를 나누고 “내일은 꼭 물고기 잡으시라”는 응원을 들으며 간단한 촬영을 마치고 각자 숙소로 향했다. 이번 촬영에는 마이크로닷의 10년 지기로 3월22일 뉴질랜드 편에 출연했던 ‘낚시천재’ 그란트가 동행했다.

이튿날인 5월28일 새벽 3시. 제작진이 기상해 출연자 숙소에 집결했다. 총 연출자인 장시원 PD를 필두로 조명팀과 음향팀은 출연진과의 약속시간을 기다리며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가로등 불빛에 의지한 채 촬영준비를 시작했다. 장 PD는 “오늘은 물고기가 많이 잡히려나”라며 두 번의 실패를 만회하길 간절히 바랐다. 잠시 뒤 출연자들 등장. 이들은 장비를 챙겨 항구로 발걸음을 옮겼다. 들뜬 표정의 출연자들과 달리 제작진은 긴장감을 떨치지 못했다.

새벽 4시. 출연자들이 한배에 타고 장 PD와 카메라감독, 동시녹음팀은 남은 3척에 나뉘어 올랐다. 멀미약 복용은 필수. 30분간 파도를 가르고 도착한 첫 지점에서 낚시를 시작했고, 그로부터 약 1시간20분이 지날 무렵 첫 물고기 잡기에 성공했다. 예상보다 빠른 전개에 제작진은 좋은 기운을 예감했다. 선장도 “파도가 장판(잔잔하다는 의미)이어서 낚시하기 좋다”고 격려했다.

해가 뜨고 다음 포인트로 이동하고부터 출연자들은 쉴 새 없이 물고기를 건져 올렸다. 이덕화, 이경규, 마이크로닷의 웃음소리와 환호가 바다 한가운데에서 끊임없이 울렸다. 뜰채로 건져 올리려다 놓칠 때에는 탄식의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그렇게 환호와 탄식이 교차하는 배 위에서 약 11시간을 보냈다.

구장현 PD는 “고기가 안 잡히면 안 잡히는 대로, 날씨가 좋지 않으면 좋지 않은 대로 촬영한다”고 했다.

사진제공|채널A


● 기대와 실망 사이에서 다시 육지로

이날 오후 3시가 돼서야 4척의 배가 모두 항구로 돌아왔다. 도시어부들이 참조기 낚시에 성공했는지가 궁금한 마을주민들은 방파제까지 나와 있었다. 주민들은 저마다 “손이 가볍네” “표정이 좋지 않아”와 같은 말들로 궁금증을 표했지만, 도시어부들은 그저 웃으며 “잡았다”고 대답할 뿐이었다.

참조기를 잡았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저녁식사 시간은 화기애애했다. 도시어부들은 잡은 물고기를 직접 요리해 먹으면서 배 위에서 못 다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물고기가 도망칠까봐 숨죽이던 도시어부들이나, 이들의 낚시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낚싯배와의 거리를 100m로 유지하느라 애썼던 제작진이나 모두 저녁식사 시간만큼은 긴장감을 잠시 내려놓았다.

장시원 PD는 “출연자 모두 고생하고 힘들어하지만 낚시 자체를 워낙 좋아해 굉장히 즐거워한다. 이들의 즐거움은 그대로 완벽한 앙상블이 된다”고 했다.

도시어부들의 세 번째 왕포 출조 이야기는 14일 오후 11시 공개된다.

부안|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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