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승락 없는 롯데, 어게인 2017 가능할까

입력 2018-06-0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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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손승락.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마무리 손승락의 복귀 시점은 언제일까? 7일 마산에서 만난 롯데 조원우 감독은 시일을 못 박지 않았다. 조 감독의 성향 상, 아무리 팀 사정이 급하더라도 선수를 당겨서 올리지는 않는다.


그러나 손승락의 케이스에 관해선 다소 특별하게 접근하고 있다. 몸이 아니라 마음의 문제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조 감독은 “열흘이 흘렀다고 바로 올리지는 않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손승락은 1일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5월 29일과 31일 사직 LG전에서 연거푸 블론세이브를 저지른 직후다. 특히 5월 31일 LG전은 3점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9회초 4실점으로 무너졌다. 제아무리 손승락이라도 정신적 내상이 클 수밖에 없다. 팀에서 책임감이 크고, 자존심이 강한 선수인 만큼 상황을 받아들이고 추스르는 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조 감독은 “손승락답게 공격적으로 던지지 못했다”고 원인을 분석했다. 팀 상황이 힘들었던 만큼 ‘실패하면 안 된다’는 압박감에 눌렸다고 볼 수 있다.


손승락이 빠진 후유증은 7일 NC전에서 드러났다. 조 감독은 “진명호와 오현택 등을 마무리로 쓰겠다”는 방침을 말했다. 사실상의 집단 마무리 체제다.


그러나 선발진이 긴 이닝을 끌어주지 못하면 불펜이 조기 가동될 수밖에 없다. 다시 반전동력을 만들어야 할 롯데 상황에서 여유는 많지 않다. 손승락 없이 불펜진을 구성하려다 보니 나머지 선수들이 받는 체력적, 정신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 8일 사직 KIA전만 봐도 9-6으로 이겼지만 선발 펠릭스 듀브론트(7.2이닝 1실점) 이후 불펜투수 4명(오현택~윤성빈~장시환~구승민)이 1.1이닝 동안 5실점을 했다. 이 중 9회초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구승민을 제외한 나머지 투수들에게 전부 자책점이 발생했다. 이겨도 이긴 것 같지 않은 찝찝함이 남았다.


롯데는 2017시즌 후반기 놀라운 추진력으로 3위를 해냈다. 그때는 손승락이 있었다. 그리고 박진형, 조정훈의 불펜진이 버텨줬다. 그러나 지금은 롯데의 장점으로 꼽힌 불펜이 흔들리고 있다. 조정훈도, 박진형도 2군에 내려가 있다. 여러모로 1년 전보다 열악한 조건에 놓여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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