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들의 상처와 투혼, 신태용호를 더 강하게

입력 2018-06-1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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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이용.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축구국가대표팀은 2018러시아월드컵 여정을 꼼꼼히 준비하기 위해 오스트리아 레오강에서 사전훈련캠프를 진행했다. 이 기간 두 차례 A매치를 펼쳤다. 특히 11일(한국시간) 세네갈과 비공개 평가전이 제법 많은 소득을 안겼다.


태극전사들은 유럽 빅 리그에서 활약 중인 세계적인 스타들이 즐비한 상대를 끝까지 괴롭혀 거친 파울을 유도했다. 당시 현장을 찾은 대표팀 관계자들은 “우리가 끈끈한 조직력으로 몰아세우자 세네갈 선수들이 위험한 플레이를 일삼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대표팀 신태용(48) 감독은 “월드컵처럼 VAR(비디오판독)이 적용됐다면 틀림없이 상대 퇴장을 얻어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퇴장에 가까운 파울을 유도한 것은 베테랑 수비수들이었다. 꾸준히 경험을 쌓으며 어엿한 중진으로 성장한 장현수(27·FC도쿄)와 어쩌다 최고참이 된 이용(32·전북 현대)은 무자비한 팔꿈치 공격에 고통을 당했다. 결국 장현수는 왼쪽 목 뒤편에 시퍼런 멍이 들었고, 이용은 이마가 크게 찢어져 두 겹을 꿰맸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장현수.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공교롭게도 둘 모두 많은 부상에 시달렸다는 공통점이 있다. 대표팀 합류 직전 장현수는 허벅지 뒷근육이 좋지 않고, 가벼운 스포츠탈장 증상이 있었다. 종아리 통증도 느꼈다. 이용역시 스포츠탈장으로 수술과 오랜 재활을 반복한 기억이 있다.


그럼에도 자세를 웅크리지 않았다. 아낌없이 몸을 던지고 부딪혔다. “부상을 두려워할수록 부상 빈도가 커진다. 연습이든, 실전이든 최대한 정상적으로 임해야 한다”는 것이 이용의 생각이다.


18일(한국시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우리와 맞설 조별리그 1차전 상대 스웨덴역시 선 굵은 축구를 즐긴다. 기 싸움에서 유리한 위치를 잡기 위해 평소보다 거칠게 나올 공산이 크다. 힘과 체격은 밀릴지언정 비신사적인 플레이에는 당당히 맞설 필요가 있다. 신 감독도 이 점을 제자들에게 강조했다. ‘눈에 눈, 이에 이’를 외치는 장현수와 이용의 모습이 해답이 될 수 있다.


대표팀 관계자는 “고참들의 선명한 상처자국을 보면서 후배들이 큰 자극을 받았다. 말이 아닌 실행으로 옮긴 베테랑 덕택에 어떻게 싸워야 할지를 배운 것 같다. 팀이 더욱 단단해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니즈니노브고로드(러시아)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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