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브로에 우뜨라] 한점 후회 없는 로스토프의 반란을 기대하며

입력 2018-06-2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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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훈련 모습.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신태용(48) 감독과 태극전사들은 2018러시아월드컵에서 ‘통쾌한 반란’을 약속했습니다.


물론 쉬운 도전은 아닙니다. 누가 보더라도 한국은 조별리그 F조 최약체. 상대들이 ‘디펜딩 챔피언’ 독일, 이탈리아~네덜란드를 누르고 본선진출에 성공한 ‘바이킹 군단’ 스웨덴, 최소 16강 진출만큼은 기본인 ‘북중미 강호’ 멕시코였으니 안팎으로 부정적인 전망이 지배한 것은 당연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세간의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습니다. 대표팀은 그나마 가장 해볼만한 상대로 꼽은 스웨덴에게 지면서 최악의 위기에 봉착했습니다. 굳이 억지 섞인 희망을 부풀리고 싶진 않습니다. 우린 굉장히 어려운 상황입니다. 멕시코, 독일을 상대로 앞으로 1승1무 이상을 챙겨야 16강에 오를 수 있으니까요. 어쩌면 ‘1승이라도 해낼까’라는 의구심마저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솔직히 조급함도 있습니다. 수비 라인 두 줄을 하프라인 아래에 세우는 ‘수비축구’로 정평이 난 이란이 상대 자책골로 북아프리카 모로코를 제압했을 때만 해도 “맘껏 축하하자”는 생각이었는데, 불편한 이웃나라 일본이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를 실력으로 누르자 허탈함마저 느껴졌으니까요. ‘우리도 뭔가 해줘야 하는데….’, ‘이대로 물러서면 정말 안 되는데…’


대표팀은 결전을 이틀 앞둔 현지시간 21일(한국시간) 격전지 로스토프나도누에 도착했습니다. 쓰라린 아픔 속에 훈련장으로 들어서며 억지로 웃으려 하고, 애써 밝은 표정을 지어보인 선수들의 모습을 생각하니 마음이 짠합니다.


아마 니즈니노브고로드에서 스웨덴전을 관전할 때처럼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고 수시로 화장실을 들락거리게 만든 긴장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저 한점 후회 없이 멋지게 싸워주길 바랄 뿐입니다. 실력은 밀릴지언정, 열정과 의지에서 뒤지는 건 용납할 수 없으니까요.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에서


※ ‘도브로에 우뜨라’는 러시아의 아침 인사말입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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