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현의 러시아 리포트] 지략 & 템포 & 의지 & 기후, 멕시코전 쟁점 4가지

입력 2018-06-2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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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축구대표팀 감독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신태용(48)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24일 0시(한국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에 위치한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멕시코와 2018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을 갖는다. 양국 모두 승점 3이 간절하다. 한국은 조기 탈락의 오명을 벗어나기 위해, 멕시코는 조기 16강 확정을 위해 무조건 이겨야한다. 특히 한국은 27일 카잔에서 만날 조별리그 최종전 상대가 ‘디펜딩 챔피언’ 독일이기 때문에 멕시코를 반드시 꺾어야 한다.


● 벤치


멕시코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57·콜롬비아) 감독은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 코치를 거쳐 나시오날(콜롬비아), 상파울루(브라질) 지휘봉을 잡았고, 2015년 10월부터 멕시코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오소리오 감독은 연구하는 지도자로 통한다. 해박한 지식만큼 분석 능력도 탁월하다. 세밀한 패스, 볼 점유를 극대화한다. 4-3-3, 4-4-2, 3-5-2 포메이션을 넘나드는 전략가다.


신 감독도 전술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경기 중에도 포백과 스리백을 넘나들어 주변을 놀라게 한다. 수 싸움에도 능하다. 물론 쉽지 않다. 손에 쥔 패가 많지 않다. 대회를 준비할 때부터 괴롭힌 부상이 스웨덴전에서도 나왔다. 가용 자원이 차고 넘치는 오소리오 감독과 한정된 자원으로 효율을 높이려는 신 감독의 지략 대결은 최대 포인트다.


● 템포


멕시코는 힘과 스피드를 자랑한다. 공격축구를 즐긴다. 그런데 독일전에서는 철저히 라인을 내리며 ‘선 수비-후 역습’을 전개했고 승리의 결실을 맺었다. 한국을 상대로 동일한 패턴을 보이진 않을 전망이다. 전력상 한 수 아래의 팀을 상대로 라인을 내릴 이유가 없다.


한국은 멕시코의 템포를 차단해야 한다. 경기 초반 활활 타오르려는 기세를 잘 견디고 리듬이 올라오는 것을 막아야 기회가 온다. 공들여 준비한 세트피스도 터져야 한다. 스웨덴전은 상대 체격과 높이를 지나치게 의식해 정확도가 떨어졌지만 멕시코의 신장은 두려워할 정도가 아니다. 적극적인 가로채기와 과감한 몸싸움, 태클로 저지하다 보면 독일을 요리한 멕시코처럼 우리가 멕시코를 잡을 수도 있다.


멕시코 축구대표팀.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의지


멕시코는 독일전 직후 바비큐 파티를 하며 한껏 즐겼다. 오소리오 감독과 선수들은 “방심하지 않겠다”고 했으나 주변이 개방된 훈련장 환경을 바꾸지 않을 정도로 자신만만하다. 독일전에 임한 마음가짐과 우리를 향한 시선이 같을 수 없다. 과도한 여유는 독이다. 최대한 단단하게 상대 공격진을 묶으면 사기를 떨어뜨릴 수 있다. 비효율적인 공격이 반복되면 지치기 마련이다. 태극전사들은 배수의 진을 쳤다. 물러설 곳이 없다. 승리해야 다음을 바라볼 수 있다. 태극전사들은 “무조건 승리 밖에 없다”고 의지를 다지고 있다.


● 기후


더위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러시아 남부도시 로스토프나도누는 6월 평균기온이 섭씨 22도로 알려졌지만 한낮은 34도에 달한다. 경기 당일 킥오프시간(오후 6시)에 최고 34도까지 올라간다는 예보가 나왔다. 태극전사로선 그동안 러시아에서 경험하지 못한 날씨다. 니즈니노브고로드의 태양도 따가웠지만 로스토프나도누보다 덜하다. 그러나 습도는 높지 않다. 체력이 승부의 키가 될 수 있다.


로스토프나도누(러시아)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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