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 대해부②] 기부·헌혈·방페 프로젝트…세계가 놀란 아미 파워

입력 2018-06-22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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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약 1000만 명으로 추산되는 방탄소년단 팬클럽 ‘아미’는 2014년 홍콩서 열린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위 사진)부터 2017년 12월 서울 고척스카이돔 콘서트(아래 사진), 올해 5월 미국 빌보드 뮤직 어워드까지 다양한 현장에서 방탄소년단을 응원하며 애정을 드러냈다. 사진|CJ E&M·동아일보DB

■ 아미가 일으키는 기적들

BTS ‘빌보드200 1위’ 만들기부터
전 세계 아동·청소년 돕기 팔 걷어
1500명 생명 살릴 수 있는 헌혈도
문대통령도 응원하는 개념 팬클럽


“아미는 저희의 생명이고, 저희의 전부죠!” 방탄소년단을 세계 정상의 자리에 오르게 한 강력한 파워, 그 이름은 바로 ‘아미’(ARMY)다. ‘방탄의 군대’라는 뜻으로, 방탄소년단과 팬들은 운명 공동체다. 아미의 또 다른 뜻으로는 ‘Adorable Representative M.C for Youth’의 약자로, ‘청춘들의 대변인’이라는 의미로도 통한다. 방탄소년단은 언제 어디서든 “아미에게 감사드린다”며 그들부터 찾는다. 문재인 대통령도 최근 방탄소년단의 미국 빌보드차트 1위를 축하하며 “방탄소년단과 함께 세상을 향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팬클럽 아미도 응원한다”며 ‘콕’ 찍어 아미를 언급했다. 구체적인 수치는 집계가 안 되고 있지만 전 세계에 분포된 아미는 약 1000만 명으로 추정된다. 지역별 유튜브 조회수, SNS 사용량 등을 근거로 한 추정치다. 1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아미들은 한목소리로 “친구 그 이상”이라고 말한다. 10∼40대 아미들의 이야기를 통해 ‘아미의 세계’를 들여다본다.

방탄소년단이 무대 위에서 ‘피 땀 눈물’을 흘렸다면 아미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기적 아닌 기적’(방탄소년단의 팬송 ‘매직샵’ 가사 일부)을 만들어내고 있다. 아미들은 단순히 스타를 좇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스타의 긍정적인 평가와 성과를 위해 철저히 계획적이면서 조직적으로 움직인다.

아미의 ‘화력’은 이미 전 세계가 인정했다. 방탄소년단이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을 수상한 원동력은 한국 아미들과 ‘외랑둥이’라 불리는 외국 팬들이 함께 힘을 모아 각종 온라인 인기투표에 화력을 집중시킨 덕분이다. 아울러 방탄소년단이 최근 빌보드200 1위에 오르는 과정에서도 강력한 힘을 발휘했다. 빌보드차트 순위에 반영되는 주요 지표인 ‘방송 횟수’를 높여주기 위해 미국 50개 주 지역 라디오 방송국에 사연을 보내 방탄소년단 노래 선곡을 신청하는 프로젝트 ‘@BTS×50states’를 벌였다.

지난해 11월 열린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의 글로벌 아동 및 청소년 폭력 근절 캠페인 협약식에 참석한 방탄소년단의 모습. 스포츠동아DB


아미의 진정한 가치는 방탄소년단의 세계관을 공유하며 보폭을 맞춰나간다는 것에서 두드러진다. 방탄소년단과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펼치는 ‘러브 유어셀프’ 캠페인이 단적인 예다.

‘러브 유어셀프’는 자신에 대한 진정한 사랑과 타인을 포용하고 더 나아가 성숙하고 따뜻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장기 캠페인으로 지난해 11월 시작됐다. 방탄소년단의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 음반 판매 수익금의 3%와 캠페인 공식 굿즈 판매 수익금 전액이 기부된다.

방탄소년단이 움직이자 아미도 전 세계에 캠페인을 홍보하며 발 빠르게 움직였다. 덕분에 방탄소년단과 소속사가 기부한 5억원을 포함해 6개월 만에(5월31일 기준) 총 11억5460만원이 모였다. 모금액은 유니세프가 전 세계 아동·청소년 폭력 근절을 위해 펼치는 캠페인 ‘엔드 바이올런스’(# END violence)에 2년간 지원된다.

헨리에타 포어 유니세프 총재는 최근 유니세프 공식 트위터를 통해 “‘러브 마이셀프’ 캠페인은 전 세계 젊은이들이 함께 모여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증거”라며 “음악에서 메시지, 기부까지 여러분은 친절의 힘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태국의 아미인 ‘BTS 타일랜드’와 ‘캔디클로버’는 최근 방탄소년단 데뷔 5주년을 축하하면서 “방탄소년단을 통해 타인에게 사랑을 전하는 영감을 받았다”며 지난달 헌혈 캠페인을 벌여 혈액 20만cc를 모아 유니세프에 전달했다. 이는 1500명 이상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양으로 평가받는다. 이들은 헌혈 캠페인을 진행한 뒤 방콕 시내 시암스퀘어원의 대형 전광판을 통해 “우리는 의미 있는 음악을 통해 사랑을 전달하는 방탄소년단과 마찬가지로 타인에게 사랑을 전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뿐만이 아니다. 4월 할리우드 영화 ‘스타워즈’ 측은 아미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해 화제를 모았다. 스타워즈 측에서 진행한 영양실조아동을 위한 식량지원 캠페인 ‘RoarForChange’에 아미가 100만 달러를 기부해서다. 캠페인을 진행한 지 이틀 만에 목표 기부금을 달성한 것이다. 당시 스타워즈 측은 “전 세계 방탄소년단의 팬들 덕분에 순식간에 100만 달러가 모였다. 아미에게 감사드린다”며 기부금을 유니세프에 전달했다.

국내에 있는 30대 이상의 여성 팬들의 모임인 ‘방탄이모단’은 보육원퇴소청소년, 보호아동들의 자립 활동을 돕고 있다. 이들은 아동복지시설에서 보호가 종료된 아동의 자조 모임인 ‘바람개비 서포터즈’에 쌀을 전달했다.

방페 프로젝트 공지. 사진출처|방페 프로젝트 트위터


‘방페 프로젝트’는 아미가 다른 팬클럽과 강력한 차별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다른 아이돌 팬덤은 지나친 팬심으로 스타를 위기에 빠뜨리기도 하지만, 방탄소년단 팬들은 ‘아미는 방탄의 얼굴이다’는 의미의 클린 팬덤문화 캠페인 ‘방페 프로젝트’를 벌이고 있다. 5월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뮤직 어워드 참가를 위해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팬들은 ‘아미 공항 안전 캠페인’에 나섰다. 미국 현지 아미들이 공항 안팎에 보라색 리본을 묶어 방탄소년단을 팬들로부터 보호하는 안전선을 만든 일은 현지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아미의 이 같은 ‘개념 행보’는 긍정적인 팬덤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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