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러시아월드컵을 취재하기 위해 온 기자들의 모습. 스포츠동아DB
그런데 4년 전 브라질대회 때보다 많이 줄어든 수치다. 당시 브라질에는 약 4200여명이 활동한 것으로 전해진다. 물론 이는 예년보다 많은 인원이었다고 한다.
러시아의 까다롭고 빡빡한 취재 정책도 기자들의 발걸음을 어렵게 했다. 평소에도 언론 통제가 심심치 않게 진행되는 만큼 대회조직위원회와 러시아 당국은 비자발급을 엄격히 제한했다. 우리나라 국민의 경우, 무비자로 러시아를 방문해 일정 기간 체류가 가능하나 취재진과 중계 팀은 예외였다. 이들은 취재비자를 국내 러시아 영사관에서 발급받고 러시아에 입성할 수 있었다. 브라질에서도 가급적 취재비자를 발급할 것을 권고했으나 꼭 해결해야 할 필수조건은 아니었다.
국내에서는 취재기자 65명(종편 및 보도전문채널 포함)과 사진기자 23명이 러시아를 방문 중이다. 지상파 보도 인력은 약 60명. 그런데 결코 많은 숫자가 아니다. 이웃나라 일본에선 무려 200여명에 달하는 취재인력이 활동하고 있다.
2018러시아월드컵을 취재하기 위해 온 기자들의 모습. 스포츠동아DB
다만 약간의 차이는 있다. 신분 확인용 AD카드를 발급 받은 사람들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대신 일본축구협회(JFA)를 통해 자국 선수단 베이스캠프(카잔) 전용 출입증을 따로 신청해 받고 활동한다. 임시 출입증은 출입 이틀 전에 꾸준히 신청해야 하지만 취재비자를 받는 수고는 겪지 않아도 된다. 이렇게 베이스캠프만 전담하거나 각 지역의 팬 페스트존(Zone)에서 주로 활동하는 취재진 수는 FIFA가 내놓은 2800명에 포함돼 있지 않다.
중국은 32개 출전국에 포함돼 있지 않지만 스포츠 전문매체들이 많은 만큼 상당히 많은 기자들을 러시아로 보냈다. 제한된 AD카드 발급에 얽매이지 않고, 각국 베이스캠프 임시 출입증을 받으며 다양한 리포트를 송고한다.
그렇다고 2800여명 모두가 원하는 경기를 취재할 권리를 얻는 것은 아니다. FIFA 미디어 전용 창구를 통해 조별리그부터 따로 티켓을 발급받아야 한다. 티켓의 종류는 모두 세 가지다. 경기 취재구역 번호가 적힌 입장권과 공식기자회견, 믹스트존 전용 티켓이다.
당연히 개막전과 결승전은 물론, 조별리그에서도 굵직한 상대들이 격돌하는 인기가 많은 경기는 아예 승인이 거부될 수도 있다. 취재석도 각기 달라 노트북을 올려놓을 수 있는 데스크가 마련돼 있지 않은 옵저버 좌석을 받기도 한다. 올림픽의 하이디맨드(높은 수요) 경기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일찌감치 특정 경기의 취재신청을 했는데 승인 받지 못하면 상당히 일이 꼬이게 된다. 모스크바나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대도시가 아닌 중소도시에서 열리는 경기의 경우 어렵사리 예약한 항공권과 숙소를 전부 포기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카잔(러시아)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