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입장 전문] 김태훈 교수 “‘성추행범’ 오명…여론몰이 멈춰라”

입력 2018-06-28 1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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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입장 전문] 김태훈 교수 “‘성추행범’ 오명…여론몰이 멈춰라”

세종대학교 김태훈 교수가 지난 27일 세종대학교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성명서를 발표한 뒤 직접 입을 열었다.

김태훈 교수는 28일 “지난 2월 저에 대한 폭로가 언론에 보도되었고, 인격살인을 당한 저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오가며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고민을 통해 내린 결론은 삶을 더 지속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린 딸아이가 겪는 고통과 그에 따른 가출을 지켜보며, 죽더라도 ‘성추행범’이라는 오명을 쓰고 죽을 수는 없다는 의지가 생겼고, 죽을 각오로 이 자리에 서게 되었습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근간 명예회복을 선언하게 된 심경과 사연을 설명 드리고자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증거와 증언 등 사실관계에 근거한 정당한 정정요청이 이성적 언론에 의해 받아들여지고 있는 현실에 대해 제가 언론에 대해 협박을 가한 것이고, 이것이 성범죄자의 전형적인 프레임이라는 ‘세종대비대위’ 측의 선정적이며 비이성적 흑색주장에 흥분한 마음으로 조금 일찍 입장을 전해드리게 되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김태훈 교수는 세종대학교 비상대책위원회의 성명서에 대해 ‘인격살인’이라고 비유하며 “저는 ‘미투’운동이 우리 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낼 것이라 믿으며 이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본질은 ‘미투’가 아닌 ‘미투’를 빙자한 또 다른 폭력입니다. 부디 ‘미투’의 이름을 더럽히지 않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익명의 뒤에 숨어 근거 없는 여론몰이를 멈추고 저를 법정에 세워주길 다시 한 번 간절히 기원합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월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 페이스북 페이지에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에 재직 중인 K 교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폭로글과 함께 ‘가해자는 교수 겸 배우인 김태훈씨’라며 폭로자가 일방적으로 실명을 공개해 파문이 일었다. 이에 김 교수는 28일 세종대학교 교수직을 자진 사퇴하는 한편 도의적 책임에는 통감하지만 성추행은 없었다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성폭력반대 연극인행동,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 비상대책위원회는 “정정 보도문은 김태훈 교수 측의 일방적인 주장이다. 성폭력 피해사실이 거짓이고 김태훈 교수가 피해자인 것처럼 느낄 수 있게 한 표현은 잘못되었다”고 앞서 배포된 내용이 공식적인 것이 아닌 김태훈 교수 측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말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하 세종대학교 김태훈 교수 입장 전문>


김태훈입니다.

요 며칠 저의 명예회복의 움직임에 이른바 ‘세종대학교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작성한 성명서와 그 글을 보도한 여러 뉴스를 접했습니다.

지난 2월 저에 대한 폭로가 언론에 보도되었고, 인격살인을 당한 저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오가며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고민을 통해 내린 결론은 삶을 더 지속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린 딸아이가 겪는 고통과 그에 따른 가출을 지켜보며, 죽더라도 ‘성추행범’이라는 오명을 쓰고 죽을 수는 없다는 의지가 생겼고, 죽을 각오로 이 자리에 서게 되었습니다.

근간 명예회복을 선언하게 된 심경과 사연을 설명 드리고자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증거와 증언 등 사실관계에 근거한 정당한 정정요청이 이성적 언론에 의해 받아들여지고 있는 현실에 대해 제가 언론에 대해 협박을 가한 것이고, 이것이 성범죄자의 전형적인 프레임이라는 ‘세종대비대위’ 측의 선정적이며 비이성적 흑색주장에 흥분한 마음으로 조금 일찍 입장을 전해드리게 되었습니다.

‘비대위’ 측에 묻습니다. 저를 ‘범죄자’라 낙인찍는 근거가 무엇인지요? 부디 그 근거를 통해 저를 법정에 세워주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저는 성폭행, 성추행 범죄자가 아닙니다. 만약, 그런 근거가 없이 저를 범죄자로 낙인찍으신다면 그에 합당한 책임을 지셔야 할 것입니다. 아무런 근거 없이 일방의 주장만으로 사람을 범죄자로 매도하는 것이야 말로 비대위가 주장하는 흑색 프레이밍이며, ‘미투’운동의 본질을 퇴색시키는 인격살인에 불과합니다.

당신들은 폭로 이후에도 ‘공금횡령’, ‘성희롱’등 저에 대한 근거 없는 주장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에 대한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는 ‘혐의없음’이었음을 그대들은 알고 있는지요? 그대들이 주장하여 진행된 재학생 전수조사에서 저에 대한 어떠한 문제를 발견하셨는지요?

진심으로 묻고 싶습니다. 저를 무고한‘공금횡령’과 ‘성희롱’또한 그대들이 내세우는 순수한 ‘미투’의 정신에 기인한 것인지요?

저는 ‘미투’운동이 우리 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낼 것이라 믿으며 이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본질은 ‘미투’가 아닌 ‘미투’를 빙자한 또 다른 폭력입니다. 부디 ‘미투’의 이름을 더럽히지 않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익명의 뒤에 숨어 근거 없는 여론몰이를 멈추고 저를 법정에 세워주길 다시 한 번 간절히 기원합니다.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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