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이슈] 김태훈 교수 “성범죄자 아닙니다”vs 비대위 “2차 가해 멈춰라”

입력 2018-06-28 17: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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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이슈] 김태훈 교수 “성범죄자 아니다”vs 비대위 “2차 가해 멈춰라”

세종대학교 김태훈 교수에 대한 미투 운동이 불거진 지난 2월 이후 다시 한 번 진실에 대한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김태훈 교수 측과 성폭력반대 연극인행동,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 비상대책위원회가 각기 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기 때문.

앞서 지난 2월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 페이스북 페이지에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에 재직 중인 K 교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폭로글과 함께 ‘가해자는 교수 겸 배우인 김태훈씨’라며 폭로자가 일방적으로 실명을 공개해 파문이 일었다. 이에 김 교수는 28일 세종대학교 교수직을 자진 사퇴하는 한편 도의적 책임에는 통감하지만 성추행은 없었다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해당 학생은 “90년대 대학교 2학년 때 김태훈 교수와 함께 영화에 캐스팅 돼 연기를 했고, ‘쉬었다 가자’는 말에 속아 모텔에서 성폭행을 당했다. 이후로도 지속적인 성관계를 요구 받았고, 핑계를 대고 약속을 거절하면 집 앞으로 찾아왔다”고 자신의 피해 사실에 대해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또 피해자는 이런 상황을 견디지 못해 자살을 시도했다고 덧붙였다.

이후 김태훈 교수의 소속사 측은 “김태훈이 교수직 사퇴를 결정했다”면서 “그러나 폭로글의 진위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4개월이 지난 6월25일, 김태훈 교수는 자신을 향한 미투 운동 기사를 정정보도한 언론사의 정정보도문과 입장을 배포하며 결백을 주장했다. 김태훈 교수는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어버렸고 사회적으로 매장당하다시피 살고 있다”며 “하나뿐인 딸아이를 생각해 성추행범의 자녀라는 멍에를 남길 수 없어 진실을 밝히기 위해 나섰다”고 밝혔다.

김태훈 교수의 갑작스러운 입장 표명과 사실 부인에 대해 성폭력반대 연극인행동,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세종대 비대위)는 27일 오전 입장문을 통해 “현재 일부 매체에서 자신들이 작성한 당시 기사에 대해 정정 보도문이라는 형태의 기사를 내보내고 있고 그 기사는 김태훈 교수의 범죄 사실이 거짓인양 오해될 수 있게 보도되고 있다. 특히 가족에게 사과한다는 표현은 성범죄 사건보도가 오보였던 것으로 사람들이 오해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또 세종대 비대위는 “김태훈 교수의 의혹은 세종대학교 성폭력 진상조사위원회를 통해 조사가 이루어졌고 미투 고발자 2인은 학교측의 안내에 따라 조사에 응하며 자료를 제출했다”며 “이후 4월 3일, 학교측으로부터 진상조사결과 징계사유로 판단되어 인사위원회에 안건을 회부한다는 연락을 받았고 우리는 지금까지 학교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아직 김태훈 교수의 무고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이런 세종대 비대위의 성명서에 김태훈 교수는 28일 “근간 명예회복을 선언하게 된 심경과 사연을 설명 드리고자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증거와 증언 등 사실관계에 근거한 정당한 정정요청이 이성적 언론에 의해 받아들여지고 있는 현실에 대해 제가 언론에 대해 협박을 가한 것이고, 이것이 성범죄자의 전형적인 프레임이라는 ‘세종대비대위’ 측의 선정적이며 비이성적 흑색주장에 흥분한 마음으로 조금 일찍 입장을 전해드리게 되었습니다”라고 직접 입장을 전했다.

그는 “저는 성폭행, 성추행 범죄자가 아닙니다. 만약, 그런 근거가 없이 저를 범죄자로 낙인찍으신다면 그에 합당한 책임을 지셔야 할 것입니다. 아무런 근거 없이 일방의 주장만으로 사람을 범죄자로 매도하는 것이야 말로 비대위가 주장하는 흑색 프레이밍이며, ‘미투’운동의 본질을 퇴색시키는 인격살인에 불과합니다”라며 “저는 ‘미투’운동이 우리 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낼 것이라 믿으며 이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본질은 ‘미투’가 아닌 ‘미투’를 빙자한 또 다른 폭력입니다. 부디 ‘미투’의 이름을 더럽히지 않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익명의 뒤에 숨어 근거 없는 여론몰이를 멈추고 저를 법정에 세워주길 다시 한 번 간절히 기원합니다”라고 다시 한 번 혐의를 부인했다.

현재 김태훈 교수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사건은 총 3건. 그중 1건에 대해서는 무혐의로 결과나 내려졌으나, 2건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며 1건에 대해서는 징계위원회가 회부될 예정이라고 세종대 비대위 측 관계자는 설명했다. 즉 김태훈 교수의 혐의가 모두 ‘없음’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는 상황. 앞으로 남은 2건에 대해 어떤 결과가 나오게 될지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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