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두산·한화·LG 잘나가는 이유? 변함없는 뒷문을 보라!

입력 2018-07-03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두산 함덕주-한화 정우람-LG 정찬헌(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앞에는 적이 있고, 뒤에는 강이 있다.’


마무리투수의 숙명을 정확히 설명한 한마디다. 실제로 마무리투수들에게 각오를 물을 때마다 돌아오는 답이 “내 뒤에는 아무도 없다는 생각으로 던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마무리투수의 부진으로 패할 경우 그 상처가 팀 전체에 매우 깊이 남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무리투수에게 강력한 구위도 중요하지만,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멘탈(정신력)이 더 강조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튼튼한 뒷문은 강팀의 조건 가운데 하나다. 2일까지 올 시즌 상위권에 올라있는 팀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이 가운데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는 두산(53승26패)을 필두로 2위 한화(48승32패), 4위 LG(44승 1무 36패)는 단 한 번도 뒷문에 변화가 없었다는 점이 돋보인다. 올 시즌 KBO리그 세이브 부문 1~3위에 올라있는 정우람(한화·24세이브)과 정찬헌(LG·17세이브), 함덕주(두산·16세이브)가 그들이다. 때때로 블론세이브를 범하기도 했지만(정우람 2회·함덕주 3회·정찬헌 4회), 올 시즌 시작부터 2군행 또는 부상 이탈 없이 자기 자리를 지키며 ‘수호신’의 이미지를 굳힌 점은 박수를 받기에 충분하다. 나머지 7개구단의 경우 최소 한 차례는 마무리투수를 교체하거나, 2군에 보내 조정기를 거쳤다.


그나마 3위 SK(43승1무33패)와 5위 넥센(41승42패)은 새 뒷문지기가 빠르게 자리 잡은 덕분에 상위권을 유지하는 케이스다. 9세이브를 기록한 박정배가 계속된 부진을 보이자 지금의 신재웅(5세이브)과 자리를 바꿔 성공을 거뒀다. 신재웅이 마무리로 보직을 바꾼 5월 24일부터 등판한 12경기에서 5세이브(1승 2패), 평균자책점 0.71로 호투한 덕분이다. 넥센도 기존의 마무리 조상우가 불미스러운 일로 전력에서 이탈한 뒤 부랴부랴 뒷문지기로 자리 잡은 김상수가 13경기에서 6세이브를 기록한 덕분에 가을야구 진출 마지노선을 유지하고 있다.


마무리투수에 변화가 없다는 것은 그만큼 뒷문이 튼튼하다는 의미다. 멘탈 측면에서 보면, 마운드에 대한 믿음이 크다고 해석할 수 있다. 마무리투수가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면, 감독 입장에선 선택의 기로에 놓일 수밖에 없다. 한 전직 감독은 “마무리투수가 무너져서 패하는 경기는 데미지가 엄청나다. 향후 행보에도 영향을 미친다. 마무리투수가 계속해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 팀의 전체적인 붕괴를 막기 위해서라도 교체를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두산과 한화, LG가 순항하는 이유도 흔들림 없는 뒷문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