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시동 건 이용규, 6년 만의 도루왕 도전장 던졌다!

입력 2018-07-0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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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용규. 스포츠동아DB

한화는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경기당 1.4개의 도루를 시도한 팀이다. 뛰는 야구를 강조하는 한용덕 감독의 색깔이 그대로 드러난 대목이다. 한화가 도루뿐만 아니라 한 베이스 더 가는 공격적 주루 플레이로 득점 확률을 높이는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그 중심에 베테랑 이용규(33)와 제러드 호잉(29)이 있다. 특히 팀의 리드오프를 맡고 있는 이용규는 3일까지 로저 버나디나(KIA·21개)에 이어 KBO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20개의 도루를 성공하며 녹슬지 않은 주력을 뽐내고 있다. 정확한 타격과 상대 배터리를 괴롭히는 탁월한 선구안, 그리고 특유의 빠른 발과 주루 센스를 모두 갖춘 리드오프의 표본이기도 하다. 한동안 극심한 타격 부진에 허덕이기도 했지만, 6월 20일 청주 LG전부터 최근 10경기에선 타율 0.314(35타수 11안타), 출루율 0.467을 기록하며 감을 되찾았다. 특히 이 기간에만 9차례 도루를 시도해 7개를 성공하며(성공률 77.8%) 위용을 뽐냈다.


자연스럽게 이용규가 6년만에 도루왕을 탈환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KIA 시절인 2012시즌 44개의 도루로 이 부문 타이틀을 거머쥔 이후 처음 잡은 기회다. 6월에만 11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페이스를 한껏 끌어올린 터라 기대감도 그만큼 커졌다. 올 시즌 월간 도루 10개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이용규가 유일하다. 한 야구인은 “이용규의 주력은 전성기 시절과 다를 게 없다. 특유의 주루 센스는 과거와 변한 게 없다”며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한화 이용규. 스포츠동아DB


이용규의 행보는 ‘위대한 도전’으로 평가받기에 손색이 없다. ‘발에는 슬럼프가 없다’는 야구계 속설이 있지만, 나이가 들면 들수록 주력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2004년 35세의 나이로 도루왕 타이틀(53개)을 거머쥔 전준호(현 NC 코치)의 기록이 대단하다고 평가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용규도 철저한 몸 관리와 야구에 대한 열정으로 주력 감소를 최소화했다. 그가 올 시즌 이 부문 타이틀을 거머쥐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나이에 도루왕을 차지한 선수가 된다. 숱한 불의의 부상 속에 프리에이전트(FA) 권리 행사도 2018시즌 직후로 1년 미룬 상황에서 도루 능력은 그의 가치를 높이는 요소임이 분명하다.


무형의 가치도 무시할 수 없다. 한용덕 감독은 “이용규는 젊은 선수들의 본보기 측면에서 톱(TOP) 중의 톱”이라며 이용규의 근성과 에너지에 주목했다. 장종훈 타격코치도 이용규가 6월 월간 출루율이 0.275까지 떨어지는 등 부진에 빠졌을 때 “(이용규를) 빼고 갈 수 없다”고 믿음을 보였다. 그 믿음은 팀과 이용규의 동반 상승을 이끌어낸 요소 가운데 하나다.


광주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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