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유의 강점 잃어버린 인천, 빈약한 뒷문을 어찌하오리까?

입력 2018-07-1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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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유나이티드 욘 안데르센 감독. 사진제공|인천유나이티드

2018러시아월드컵 휴식기를 마치고 재개된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16라운드가 끝난 뒤 인천유나이티드는 온갖 찬사를 받았다. 최하위권 탈출은 실패했으나 ‘1강’ 전북 현대 원정에서 먼저 두 골을 넣는 등 화끈한 화력 쇼를 선보이며 3-3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깜짝 스타로 부상한 공격수 문선민이 전반전에만 두 골을 뽑아내며 전북에게 큰 망신을 안겼다. 전반까지 중앙수비수로 뛰며 치명적인 실수를 범한 전북 김신욱이 후반 추가시간에 동점골을 넣지 못했으면 전북은 패배를 당할 뻔했다.

북한대표팀을 이끌다 월드컵 휴식기를 앞두고 인천 지휘봉을 잡은 노르웨이 출신의 욘 안데르센 감독도 “충분히 만족할 만했다. 이기지는 못했으나 우리보다 훨씬 강한 전력의 전북을 괴롭혔다는 데 의미를 둘 수 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주중 안방에서 펼쳐진 17라운드.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인천은 이날도 변함없이 창을 마음껏 휘둘렀다. 전반 킥오프 휘슬이 울린 지 8분 만에 아길라르가 첫 골을 넣었고, 13분 뒤 고슬기가 추가골을 넣었다. 다시 한번 두 골 차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이번에도 뒷문이 무너졌다. 후반 25분을 채 넘기지 못해 2-2 동률이 됐다. 다시 고슬기가 득점포를 가동했으나 경기종료 2분을 남기고 강원 제리치에게 실점해 3-3으로 비겼다. 안데르센 감독이 “화가 난다”는 표현까지 쓸 정도로 아쉬움이 컸다. 같은 날 상주 상무 원정에 나선 대구FC가 이기면서 순위는 가장 밑바닥(12위)까지 내려앉았다.

사진제공|인천유나이티드


인천의 숙제는 분명하다. 뒷문 단속이다.

화력만 놓고 보면 전북이 전혀 부럽지 않다. 23골은 전북(32골)~강원(26골)에 이어 전체 세 번째로 많다. 2위 수원 삼성과 똑같은 수치다. 강도 높은 훈련과 다이내믹한 전략을 수립한 안데르센 감독 덕분에 공격진은 꾸준한 득점 레이스로 자신감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꼴찌 탈출을 위해서는 수비를 단단히 해야 한다.

거의 동일한 패턴으로 실점이 반복되는 것이 더욱 뼈아프다. 측면 돌파가 강한 만큼 측면 돌파를 자주 허용한다. 상대 풀백들과 윙 포워드의 전진을 좀처럼 막지 못한다. 경기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떨어지는 체력도 과제로 떠올랐다. 눈에 띄게 몸놀림이 둔해지고, 실수도 잦아진다.

인천은 그동안 부족한 부분(공격)을 채웠으나 잘하던 기존의 장점(짠물수비)을 잃어버렸다. 최근 인천은 그물망 디펜스를 구축해 어려움 속에서도 꾸준히 생존한 팀이다. 우승은 버겁지만 최대 목표로 삼은 ‘잔류’를 위해서는 잘 뚫고, 뚫리지 말아야 한다.

인천은 14일 창원축구센터에서 경남FC 원정경기를 치른다. 올 시즌 K리그2에서 승격한 경남은 금세 무너지리라는 시즌 전 예상을 깨고 승점 26을 획득, 4위를 달리고 있다. 22골을 넣고 17실점을 하면서 공수 균형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천의 주말은 과연 어떻게 열릴까.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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