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넘어 동반자’ 강민호-이지영, 두 안방마님의 긍정 효과

입력 2018-07-31 16: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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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강민호(왼쪽)-이지영. 스포츠동아DB

포수는 야구 포지션에서 경쟁이 가장 치열한 자리다. 주전으로 기용될 수 있는 인원은 오직 단 한명뿐이고, 백업자원은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거의 항시 대기한다. 포수 자원이 다른 포지션을 맡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삼성 라이온즈는 올 시즌을 앞두고 프리에이전트(FA) 최대어 중 하나인 강민호(33)를 발표 총액 80억 원에 영입했다. ‘센터라인 강화’라는 프런트의 계획에 따라 가장 큰 퍼즐조각인 공격형 포수를 데려왔다. 이는 모두가 의외라고 평가한 FA 영입이었다. 삼성은 기존에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경험한 주전 포수 이지영(32)이 있었다. 강민호의 팀 합류는 이지영의 백업화를 의미했다.

중복되는 자원이 생기자 시즌 전부터 숱하게 트레이드설이 돌았다. 지방 모구단과 트레이드가 임박했다는 비교적 상세한 소문까지 돌았지만, 결국 루머에 그쳤다. 흔들릴 여지가 있음에도 이지영은 시즌 내내 묵묵히 제 역할을 하며 백업포수로서 몫을 다 했다.

올 시즌 삼성은 여름들어 무섭게 상승세를 보이며 순위를 끌어 올렸다. 중위권의 다른 팀들이 무더위에 지쳐갈 때 유독 삼성만큼은 힘을 냈다. 체력 싸움에서 우위를 보인 데는 든든한 안방마님들의 로테이션도 한 몫을 했다.

강민호는 롯데 자이언츠 시절, 주전 포수 마스크를 쉽게 벗을 수 없는 위치에 있었다. 강민호가 없는 정규시즌을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매 시즌 많은 경기에 나섰다. 체력 관리에 대한 어려움은 매 시즌 발생했다. 그러나 삼성에 합류하고 나서는 사정이 다르다. 강민호가 잠시 자리를 비워도 그 공백을 충분히 메워줄 이지영이라는 든든한 포수가 존재한다. 올 시즌 이지영의 공수 활약 지표는 실제 이러한 상황을 여실히 반영하고 있다.

이지영은 30일까지 59경기에 나서 타율 0.385, 10타점, 22득점을 기록 중이다. 최근 10경기 타율은 거의 5할에 육박한다. 하위 타선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해내며 팀 공격을 이끌고 있다. 수비에서도 발군이다. 경기 중간부터 투입된 상황에서도 투수 리드에 큰 문제가 없다. 워낙 이전부터 호흡을 맞춰왔던 투수들이 대부분인데다 이지영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투수들을 노련하게 이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강민호는 체력을 비축할 기회가 시즌 중 상당히 많아졌다. 경기 종료까지 포수 마스크를 쓸 일이 적어졌고, 지명타자로 출전해 공격에만 집중하는 사례도 눈에 띄게 늘었다. 그는 6월 월간타율 0.219를 기록해 한때 부진에 빠졌었는데, 7월부터는 월간타율 0.298를 기록해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단순히 한 자리에 대한 경쟁을 넘어 팀을 위한 동반자로 활약하고 있는 두 ‘주전급’ 포수가 삼성의 여름 싸움에 과연 어떤 역할을 더 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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