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의 투혼’ KIA 임창용, 3998일 만에 승리투수

입력 2018-08-01 21: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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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임창용.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팀이 가장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았다. 만 40세가 넘은 나이에 다시 오르게 된 선발 마운드. 모험에 가까운 도전이었지만, 팀과 후배들을 위해서는 반드시 해내야 했다. KIA 타이거즈 임창용(42)이 승리투수로 한국프로야구에 또 하나의 역사를 만들었다.

임창용은 1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맞대결에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올 시즌 선발로 보직을 바꾼 후 세 번째 등판. 지난 7월 26일 한화 이글스전 이후 6일 만에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임창용은 전반기를 주로 불펜투수로 뛰었던 탓에 선발투수로서의 준비가 완벽할 수 없었다. 더군다나 불혹을 넘긴 나이, 100개 가까운 공을 던진다는 것은 선수생명에 무리를 가한다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이 때문에 임창용은 앞선 두 번의 등판에서 모두 80개 안팎의 공만을 던졌다. 5이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그만큼의 투구수를 소화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한계를 넘어서는 일이었다.

그런 그가 1일 롯데전에서는 기어코 5이닝을 던졌다. 5이닝 동안 무려 6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롯데 강타선을 1실점으로 묶었다. 허용한 안타는 2개 밖에 되지 않았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르는 투혼을 보였으나 선두타자 손아섭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김세현과 교체됐다. 홈구장을 찾은 KIA팬들은 임창용이 덕아웃으로 들어갈 때 기립박수를 보냈다.

팀 최고 베테랑의 투혼에 후배들도 힘을 냈다. 타선에서는 외국인타자 로저 버나디나가 4타수 2안타 3타점, 5번타자로 출전한 김주찬이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해 일찌감치 롯데 투수진을 맹폭했다. KIA는 8-1로 승리를 거두며 임창용의 시즌 첫 선발승을 완성시켰다.

임창용이 KBO리그에서 선발승을 올린 것은 2007년 8월 21일 롯데전(삼성 라이온즈 소속) 이후 3998일 만이다. 역대 두 번째 최고령 선발승이라는 진기록도 남겼다. 한화 송진우 코치가 2008년 9월 13일 문학 SK전에서 기록한 42세 6개월 28일의 최고령 선발승에 이어 42세 1개월 28일로 그 뒤를 잇게 됐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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