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람, 6년 만에 ‘한화에 3명뿐인’ 30세이브 고지 밟다

입력 2018-08-01 21:54: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한화 정우람. 스포츠동아DB

한화 이글스 마무리투수 정우람(33)이 1일 대전 KT 위즈전에서 세이브를 추가하며 올 시즌 KBO리그 투수 가운데 가장 먼저 3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정우람의 30세이브는 팀과 본인 모두에게 의미가 큰 기록이다. 정우람은 SK 와이번스 시절인 2012시즌, 데뷔 후 처음으로 30세이브(2승4패) 고지를 밟았다. 2011시즌까진 주로 마무리투수의 앞에서 상대 타선을 봉쇄하는 셋업맨으로 활약하다 보직을 바꾼 첫 시즌부터 클로저 본능을 인정받은 것이다. 기존에도 상황에 따라 뒷문을 지키긴 했지만, 풀타임 마무리로 나선 첫해부터 성공가도를 달렸다는 점 하나만으로 그 의미가 컸다.

한화가 2016시즌을 앞두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그에게 4년 84억원의 대형 계약을 안긴 것도 마무리투수로서 역할을 기대해서다. 2016시즌 16세이브를 따낸 그는 지난해 26세이브를 기록하며 점차 리그 최고의 클로저 가운데 한 명으로 거듭났고, 올해는 41차례 등판만에 30세이브를 채우며 수호신의 이미지를 굳혔다.

정우람은 전반기 36경기에서 27세이브(4승)를 챙기며 한화 상승세의 일등공신으로 떠올랐다. 그동안 한화는 ‘9회가 편안한 야구’와는 거리가 멀었다. 정우람의 순항이 팬들에게 큰 울림을 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정우람의 직구 최고구속은 시속 140㎞대 초중반으로 아주 빠르진 않다. 그러나 완벽에 가까운 제구력과 서클체인지업의 움직임, 공의 회전력을 앞세워 상대 타자를 압도한다.

릴리스포인트가 앞에 형성되는데다 볼 끝의 움직임까지 좋으니 상대 타자가 느끼는 위력은 스피드건에 찍힌 구속 이상이라는 분석이다. 시속 150㎞대의 강속구와 포크볼, 또는 종슬라이더가 주무기인 마무리투수들 사이에서 당당히 최고로 군림하고 있는 비결이 그것이다.

KT전에서 3-2로 앞선 8회초 2사 1루에 등판한 정우람은 박경수를 2루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간단히 이닝을 마쳤다. 4-2의 리드를 안고 출발한 9회에는 황재균에게 우월 솔로홈런, 오태곤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하며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유한준을 2루수 뜬공으로 잡아낸 뒤 심우준의 유격수 뜬공이 하주석의 호수비 덕분에 더블플레이로 연결되며 팀의 4-3 리드로 경기가 끝났다. 정우람의 30세이브가 완성된 순간이었다.

한화 구단에게도 정우람의 30세이브는 의미가 크다. 2008년 외국인투수 브래드 토마스(31세이브) 이후 10년, 국내 선수로는 2006년 구대성(37세이브) 이후 12년만에 처음 탄생한 30세이브의 주인공이어서다. 빙그레 시절 포함 이글스 역사에서 30세이브 이상 거둔 선수는 이들 세 명이 전부다.

대전|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