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입장] 김태훈 교수 성추행 피해자 B씨 “무분별한 신상공개 멈춰라”

입력 2018-08-02 09: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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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입장] 김태훈 교수 피해자 B씨 “무분별한 신상공개 멈춰라”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 교수 겸 배우 김태훈의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 B씨가 입장을 밝혔다.

B씨는 2일 오전 입장문을 통해 “김태훈의 요구에 따라 노래방 등에 가야 했을 뿐 결코 사적인 관계를 맺은 적이 없다. 김태훈은 B가 한동안 안부 연락을 해오지 않으면 “왜 소식이 없냐”는 등 먼저 문자를 보내왔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김태훈은 잘못된 정보를 악의적으로 편집해서 언론에 유출했다. 미투 이전까지 B는 김태훈에게 당한 성추행에 대해 아무에게도 말한 적이 없다. 김태훈은 자신을 순진한 피해자마냥 코스프레하며 언론을 통해 B의 본명과 휴대폰 번호를 유출하는 악의적인 행각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이어 B씨는 “김태훈은 피해자에 대해 무분별한 신상 공개와 명예훼손을 멈춰주기 바란다. 더 이상의 거짓 폭로와 명예훼손을 가할 경우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비상대책위원회 측은 “위의 내용과 관련하여, 아직 세종대학교 징계위 측의 발표가 진행되지 않았습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김태훈 교수는 지난 7월4일 “저는 있는 사실만 알리기에도 여력이 없습니다. 그러니, 의도적으로 여론 조작했다는 주장은 삼가 주시기 바랍니다. 모든 근거는 제 이메일에 남아있습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 이미 모든 것을 잃어버렸습니다. 이렇게 피투성이가 되도록 애써도 이미 다시 원래의 상태가 될 수 없다는 것도 잘 압니다. 단지 그냥 이렇게 생을 마감하기에는 지나온 제 인생이 불쌍하고 또 이미 밝혔듯 이렇게 생을 마감하면 평생을 성범죄자 아비를 둔 자식으로 살아가야 할 제 자식들이 불쌍해 싸우는 것입니다. 지난 4개월 지옥 같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의 지난 행동에 도덕적 비난은 얼마든지 수용하겠으나, 제발 저를 실체적 진실과 사법적 판단에 근거하지 않은 허위주장으로 범죄자로 몰지 마십시오. ‘일동’이라는 그 실체가 누구인지 모르겠으나, 당신들은 이미 거대한 조직이고 저는 나락으로 떨어진 일개 개인일 뿐입니다”라고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2월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 페이스북 페이지에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에 재직 중인 K 교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폭로글과 함께 ‘가해자는 교수 겸 배우인 김태훈씨’라며 실명을 공개해 파문이 일었다. 이에 김 교수는 28일 세종대학교 교수직을 자진 사퇴하는 한편 도의적 책임에는 통감하지만 성추행은 없었다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 김태훈 교수의 위력•위계에 의한 성폭력•성추행 사건에 관한 비상대책위원회와 피해자 B의 입장문>


피해자 B는 논문을 시작하고 끝맺는 과정에서 지도교수였던 김태훈의 요구에 따라 노래방 등에 가야 했을 뿐 결코 사적인 관계를 맺은 적이 없다. 김태훈은 평소 학생들과 술자리 갖는 것을 즐겨하고 노래방에 자주 갔기 때문에 이를 이유로 사적인 관계였다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또한 김태훈은 B가 한동안 안부 연락을 해오지 않으면 “왜 소식이 없냐”는 등 먼저 문자를 보내왔다. 먼저 연락을 취한 적이 없다는 말은 명백한 거짓말이다.

그리고 김태훈은 마치 B가 교수들의 권유에 의해 억지로 미투를 하고 사건에서 빠진 것처럼 묘사하고 있으나 사실이 아니다. 김태훈은 잘못된 정보를 악의적으로 편집해서 언론에 유출했다. 미투 이전까지 B는 김태훈에게 당한 성추행에 대해 아무에게도 말한 적이 없다. 어리석게도 지도교수의 얼굴에 먹칠하는 것이 내 얼굴에 먹칠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김태훈은 자신을 순진한 피해자마냥 코스프레하며 언론을 통해 B의 본명과 휴대폰 번호를 유출하는 악의적인 행각을 보였다. 또한 미투 이후 B에게 한 번도 연락해온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법무법인을 통해 B가 ‘연락이 두절되었다’는 등의 거짓말을 아무렇지 않게 유포했다.

B는 처음에 미투에 참여하면서 김태훈의 진실한 사과와 반성을 원했으나, 그것이 지켜지지 않으면서 학교 조사에 임했다. B는 김태훈의 거짓 주장과 거짓 알리바이에 대한 반박 자료와 진술을 모두 제출했고, 그에 따라 김태훈은 이 사건의 가해자로 회부되었으며 현재 중징계가 결정되어 징계위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태훈이 언론에 사실관계를 조작해 인터뷰를 하는 것은 그야말로 2차 가해이다.

김태훈은 학교 조사 과정에서도 B를 ‘문란한 여자’로 만드는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 김태훈은 B가 교수들의 권력 뒤에서 자신에 대한 파면만을 외치고 있다고 왜곡하지만, B는 어떤 경위로 인해 두 번째 조사에서 김태훈의 파면을 요구했는지 분명히 밝혔다.

B는 대학원을 다니는 동안 벌어졌던 사건이므로 고소에 앞서 학교 조사에서 사실관계를 가려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여 그간 학교 측의 조사에 임하고, 탄원서를 제출하였다. 그럼에도 김태훈은 B가 언론에 입장을 발표하지 않은 것을 들며, 마치 B가 교수들 뒤에 숨은 것처럼 황당한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 김태훈은 피해자에 대해 무분별한 신상 공개와 명예훼손을 멈춰주기 바란다. 더 이상의 거짓 폭로와 명예훼손을 가할 경우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위의 내용과 관련하여, 아직 세종대학교 징계위 측의 발표가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징계위 발표까지 언론의 관심을 부탁드리며,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에 유의 부탁드립니다.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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