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축구협, 모드리치 키운 ‘크로아티아 영웅’ 빌리치 감독과 교감

입력 2018-08-1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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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벤 빌리치 감독.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22카타르월드컵을 준비할 축구국가대표팀 신임 사령탑 선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한국축구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회 김판곤 위원장은 지난달 초부터 감독 후보군을 선별, 접촉하는 과정을 진행했는데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새로운 인물이 등장했다. 크로아티아 ‘축구 영웅’ 슬라벤 빌리치(50) 감독이다.

유럽 현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복수의 유력 유럽 에이전트들은 12일 “유럽 출장 중인 김 위원장이 빌리치 감독과 협상을 하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서 직접 미팅을 가진 정황을 포착했다”고 귀띔했다.

수비수 출신의 빌리치 감독은 그동안 축구계 하마평에 등장하지 않았던 인물이지만 상당히 화려한 경력을 지녔다. 1998프랑스월드컵에 크로아티아 국가대표로 출격, 조국의 3위 등극에 일조한 그는 2001년부터 자국 명문 HNK 하이두크 스플리트에서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이어 크로아티아 21세 이하(U-21) 대표팀을 거쳐 2006년부터 2012년까지 A대표팀을 지휘했다. 이후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명문 로코모티프 모스크바와 베식타스(터키)를 거쳤다. 가장 최근인 2015년 여름부터 지난해 11월까지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전통의 명문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에서 선수들을 지도했다.

축구협회 소식에 밝은 축구 인들도 “우선협상 후보군(3명)과의 협상이 의지대로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빌리치 감독이 거론된 것 같다. 현재 동시다발적인 접촉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향후 추이는 가늠할 수 없지만 충분히 성사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협상 당사자들의 미팅은 어느 정도 교감을 나눴을 때 이뤄질 수 있는 일이다. 최초 접촉 후 전혀 관심이 없다면 굳이 다른 국가까지 이동해 만날 이유가 없다. 서로 공감대를 형성한 뒤 직접 얼굴을 마주보며 협상하고, 이견을 좁혀가는 과정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앞서 김 위원장이 언급한 신임 감독에 대한 기준에도 빌리치 감독은 충분히 부합된다. ‘월드컵 예선통과 및 대륙간컵 대회, 세계적인 리그 우승 경험’은 없으나 능동적인 전진 플레이와 뚜렷한 전술 컬러, 위닝 멘탈리티, 강한 체력과 기술을 앞세운 지금의 크로아티아 축구는 빌리치 감독이 지속적으로 주입해온 부분이다.

비록 우승권에는 진입하지 못했으나 2008년과 2012년 두 차례 유럽선수권에서 인상적인 경기를 펼쳐 큰 찬사를 받았다. 오스트리아-스위스가 공동개최한 2008년 대회에서는 잉글랜드에게 본선 탈락의 악몽을 안긴 뒤 본선 조별리그에서는 독일~폴란드~오스트리아에 3전승을 거두며 8강에 올랐다. 폴란드-우크라이나에서 개최된 2012년 대회에선 스페인~이탈리아~아일랜드를 상대로 1승1무1패의 준수한 성적을 내고도 아쉽게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특히 2018러시아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현 크로아티아 대표팀의 주축 미드필더 루카 모드리치(33·레알 마드리드), 베테랑 수비수 베드란 콜루카(32·로코모티프 모스크바)를 U-21 대표팀에 발탁해 성장시켰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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