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탑 구인’ 한국축구, 치열하고 고독한 시간과의 싸움

입력 2018-08-14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김판곤 위원장. 스포츠동아DB

한국축구는 2022카타르월드컵을 준비할 차기 국가대표팀 사령탑 선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회 김판곤(49) 위원장이 지난달에 이어 최근 두 번째 유럽 출장을 떠나 주요 후보들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협회가 마련한 포트폴리오 10명에 포함된 우선접촉 대상(3명)부터 아직 일자리가 정해지지 않은 나머지 여러 후보들을 동시다발적으로 접촉하면서 의견을 나누고 이견을 좁혀가는 고된 작업이다. 감독 선임 절차를 시작하면서 김 위원장은 “(특정 인물들이) 먼저 (한국 감독을) 하고 싶다고 찾아오는 것이 아닌, 우리가 먼저 접근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고 실제로 우리가 필요로 하는 인물들과 교감을 나누고 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이름들이 거론됐다. 카를로스 케이로스(65·포르투갈) 전 이란 감독과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57·콜롬비아) 전 멕시코 감독 등이 김 위원장의 1차 유럽출장 직후 축구계 하마평에 오르내리기 시작했고, 이번에는 슬라벤 빌리치(50) 전 크로아티아 감독이 또 다른 후보로 등장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주말 빌리치 감독과 미팅을 했다.

물론 시간적인 여유가 많지는 않다. 당장 다음달 대표팀은 올 하반기 A매치 시리즈에 돌입한다. 9월 7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북중미 강호’ 코스타리카와 격돌한 뒤 11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남미 다크호스’ 칠레와 대결한다. 일본도 우리와 같은 상대들과 서로 일자를 달리해 자웅을 겨루기에 간접 비교가 될 수 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이번 달 중으로 대표팀 코칭스태프 구성이 완료돼야 한다. 8월 내 모든 협상을 마무리한 뒤 협회는 9월 3일부터 태극전사들을 소집해 신임 사령탑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선수단 상견례는 물론, 대표팀이 향할 방향과 새로운 감독의 철학 및 비전을 두루 확인하고 모든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기회로 삼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계속 협상이 늦어진다면 협회가 9월 A매치 시리즈에 한해 감독대행 체제를 고려할 수 있다”고 바라본다. 전례가 있는 만큼 전혀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지만 쉬운 문제역시 아니다. 2018러시아월드컵 여정을 책임졌던 신태용(48) 전 감독에게 임시 지휘봉을 맡기는 것은 예의가 아니고, 다른 국내 지도자들에게 부탁하는 것 역시 어렵다. 더욱이 새 감독과 동행할 외국인 코칭스태프의 구성에 따라 인원도 조정해야 한다.

앞서 김 위원장은 “신중하면서도 다이내믹한 절차를 밟겠다. 시간을 많이 끌지도 않겠으나 서둘지도 않겠다.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했다. 한국축구의 4년을 맡길 감독을 모시기 위한 고독하고 치열한 시간과의 전쟁은 과연 언제쯤, 또 어떻게 막을 내릴까.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