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남자농구, NBA 클락슨 무너트리고 4강 진출

입력 2018-08-2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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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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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력으로 연봉 142억원 클락슨 무너뜨려

한국 남자농구가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 4강 진출에 성공했다. 허재(53)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7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GBK 농구장에서 열린 8강전에서 필리핀에 91-82로 승리했다.

필리핀 남자농구 대표팀은 미국프로농구(NBA) 클리블랜드에서 활약하는 조던 클락슨이 합류하면서 대회 기간 내내 가장 주목을 받았다. 이날 경기장에도 한국 취재진 뿐 아니라 일본, 중국, 필리핀 미디어에서 많은 관심을 쏟아냈다. 클락슨은 AG 전체 참가 선수 중 가장 높은 142억원의 연봉을 받는다. 한국은 탄탄한 수비 조직력을 앞세워 화려한 개인기를 앞세운 클락슨을 효과적으로 수비하며 승리를 거뒀다.

관건은 조던 클락슨을 어떻게 봉쇄하느냐에 있었다. 예상대로 한국은 3-2 드롭존이라는 지역방어를 준비해 경기에 나섰다. 3-2 드롭존은 지난해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에서 한국이 필리핀을 상대로 재미를 봤던 수비이고, 허재호의 트레이드마크로 자리잡은 수비 전술이다. 대신 클락슨 쪽으로 볼이 가면 압박을 더 강하게 했다. 공격력이 출중한 클락슨을 한 쪽으로 몰아넣기 위한 방법을 가미한 것이다. 1쿼터 초반에는 필리핀이 이 수비에 당황했고, 한국은 17-7까지 앞서나갔다.

시간이 흐르면서 필리핀이 적응하기 시작했다. 스탠리 프링글(14점)이 3-2지역방어의 허점인 양쪽 코너를 공략해 외곽포를 터뜨리면서 경기 분위기를 바꿨다. 3쿼터부터 필리핀이 아예 클락슨을 코너에 배치시켜 한국의 지역방어에 맞서면서 공방이 이어졌다.

64-65로 1점 뒤진 채 4쿼터를 맞이한 한국은 외곽포가 터지면서 승기를 잡았다. 전준범(9점)이 4쿼터에만 3점슛 3개를 터뜨렸고, 김선형(17점)과 허일영(17점)까지 무더기 3점슛을 폭발시키면서 경기종료 2분여를 남기고 12점차까지 달아나는데 성공했다. 특별귀화선수 라건아는 30점·14리바운드를 기록하면서 골밑을 든든하게 지켰다.

난적 필리핀을 꺾고 4강 진출에 성공한 한국은 같은 날 일본을 93-67로 꺾은 이란과 결승 진출을 놓고 30일 오후 6시 격돌한다. 이란은 오랫동안 한국을 괴롭혀 온 하메드 하다디(218㎝), 사마드 니카 바라미(198㎝) 등으로 최상의 전력을 구축하고 있다.

허 감독은 “어려운 상대 필리핀을 이겨서 기분이 좋다. 한 때 필리핀에게 리드를 내주는 등 쉽지 않은 경기였지만 집중력을 갖고 추격에 성공한 것이 승리의 요인이다”고 밝혔다. 아울러 “클락슨은 맨투맨으로는 어려울 것 같아 드롭 존을 썼다. 효과적이었다. 4강 준비 잘해서 좋은 경기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선형은 “클락슨이 초반 지역방어를 뚫기 위해 3점 슛을 많이 던졌는데 성공률이 높지 않았다. 2명씩 달라붙어 수비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클락슨은 이날 25점을 올렸지만 1쿼터 4개의 3점슛을 모두 실패했다. 전반 12개의 필드 골 중 2개만 성공했을 정도로 한국 지역방어에 고전했다. 이승현은 “클락슨은 정말 빠르고 개인기가 뛰어났다. 역시 잘 하더라. 하지만 농구는 팀 경기다. 수비 호흡이 잘 맞았다”고 기뻐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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