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 지독하게 묵직한 심리전, 스파이도 인간…큰 울림

입력 2018-08-29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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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의 한 장면. 사진제공|팝엔터테인먼트

■ 영화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전형적인 이미지를 깨거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려는 영화를 만날 때 받는 희열은 상당하다. 스파이영화의 새 모델을 제시한 윤종빈 감독의 ‘공작’(제작 사나이픽처스)처럼 말이다. 총격전도, 추격전도 없는 스파이물인데도 137분 내내 긴장이 팽팽하다.

‘공작’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한국형 스파이물의 탄생을 알린 가운데 관객 사이에서 함께 거론되는 영화가 있다. 2011년 토머스 알프레드슨 감독이 연출한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다. 영화는 1970년대 냉전시대 영국 비밀 정보부를 배경으로 영국 정보부 안에 침투한 러시아 스파이를 찾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공작’과 마찬가지로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에는 건물이 폭파되거나 달리던 자동차가 전복되는 등 스파이 영화의 전유물처럼 여겨진 장면이 나오지 않는다. 지독하리만치 묵직하게 스파이를 색출하는 심리전에만 치중한다.

이야기는 비밀 정보부 국장인 컨트롤(존 허트)의 지령을 받고 러시아 스파이를 찾아내기 위해 떠난 현장요원 짐(마크 스트롱)이 임무수행 중 살해되면서 시작한다. 은퇴한 스파이 조지(게리 올드만)는 컨트롤을 대신해 책임을 맡고, 동료들을 한 명씩 만난다.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는 원작 소설을 쓴 존 르 카레가 영국 첩보원 출신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실화가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 일으켰다.

극의 화자인 게리 올드만은 물론 콜린 퍼스, 베네딕트 컴버배치까지 현재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영국배우들의 명연기도 깊은 인상을 남긴다. 목숨을 걸고 정보를 찾고 공작을 펼치는 스파이들도 한낱 인간일 뿐이라는 메시지가 던지는 울림도 크다. 미국 타임지가 뽑은 ‘2011년 최고의 영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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