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전쟁 끝낸 KBO리그, 더 피 튀기는 순위 전쟁 재개

입력 2018-09-04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야구대표팀이 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3회 연속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달성한 야구대표팀 선수들이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공통의 목표를 위해 리그를 멈추며 휴전했다.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에서 금메달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한국야구는 이제 맞잡은 손을 놓았다. 다시 순위 전쟁 시작이다. KBO리그가 3주의 휴식을 멈추고 4일부터 재개된다. AG에서 소득을 얻은 팀은 이를 동력으로 도약을 꿈꾸지만, 생채기가 남은 팀들은 이를 털어버리는 것이 급선무로 떠올랐다.

넥센 최원태-김하성-이정후(왼쪽부터).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 ‘10년 기둥’ 확보한 넥센, 상위권 태풍의 눈으로

여전히 논란이 끊이질 않는 AG 야구 대표팀이지만 넥센 히어로즈는 수혜를 톡톡히 입었다.

대표팀에 군 미필 선수는 총 9명이었는데, 이 중 넥센 소속이 3명이다. 투수 최원태(21)와 야수 김하성(23), 이정후(20)은 돋보이는 활약으로 금메달 사냥에 앞장서며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겼다. 넥센으로서는 10년짜리 투타 기둥을 확보한 셈이다. 넥센의 ‘영 파워’는 기록으로도 드러난다. AG 브레이크 전까지 리그 전체에서 만25세 이하 타자들이 합작한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WAR)는 14.15다. 이 중 넥센 선수들이 11.79를 합작했다.

AG에서 미래 동력을 얻은 넥센은 이제 현재로 시선을 옮긴다. 넥센은 브레이크 직전 경기에서 두산에 2-8로 패했지만 그 전까지 창단 최다인 11연승을 달렸다. 4위에 안착했으나 그 위를 욕심낼 수밖에 없다. 3경기차의 3위 한화 이글스는 물론 4.5경기차의 2위 SK 와이번스까지도 노려봄직하다. ‘연승 후유증’에 시달릴 상황에서 3주간의 브레이크로 전력을 재정비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넥센이 상위권 판도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LG 트윈스. 스포츠동아DB


● 상처 입은 LG, 재정비가 필요해

2위 SK부터 4위 넥센이 포스트시즌에서 유리함을 점하기 위한 순위 싸움을 펼친다면, 5위 LG 트윈스부터 8위 KIA 타이거즈까지는 가을 잔치 마지막 초대장을 받기 위한 벼랑 끝 혈투를 앞두고 있다. 후반기 26경기에서 8승16패로 최악의 흐름이었던 LG로서는 3주의 재정비 시간이 반가웠다. AG에서 부진했던 김현수와 오지환이 이를 빨리 털어버리는 것이 관건이다. 타일러 윌슨, 차우찬 등 부상으로 신음했던 선발진이 리그 재개에 맞춰 복귀하는 것이 희망요소다.

‘영·호남 트리오’ 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 KIA도 반등을 준비 중이다. 8위 KIA는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 LG와 단 2.5경기 차다. 상승세를 탄다면 일주일이면 따라잡을 수 있는 차이다. AG에서 맹활약한 투타 중심 양현종과 안치홍은 이제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세울 채비 중이다. 여름 내내 질주했던 삼성도 3주 휴식기 동안 숨을 골랐으며, 롯데 역시 투타 재정비를 끝냈다. 만일 삼성과 롯데, KIA가 모두 5강 싸움에서 밀린다면 KBO리그 역사상 최초로 영·호남팀 없는 포스트시즌이 치러진다. ‘명가’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반등하겠다는 각오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