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총재 “한국야구의 토양 실업야구 부활이 절실”

입력 2018-09-0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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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KBO 총재. 스포츠동아DB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은 한국 야구에 여러 숙제를 남겼다. 그 중 프로와 고교, 대학 등 야구 전반에 걸쳐 매우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 한국에는 없고 일본과 대만에는 있다는 것을 눈앞에서 확인했다. 바로 활성화된 실업야구다.

자카르타 현지에서 직접 야구경기를 관람한 정운찬 KBO 총재는 3일 “실업야구의 부활과 활성화가 정말 꼭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고 말했다.

이번 AG에서 대만과 일본은 실업선수가 주축이었다. 일본은 무려 94개 실업팀이 있다. 도요타 같은 기업 팀은 같은 연령대의 직장인들과 비교해 매우 높은 연봉을 지급한다. 야구에서 은퇴해도 계속 회사에 다닐 수 있는 곳도 많다.

한국야구도 기업팀이 사라지지 않고 실업리그가 꾸준히 인기를 끌었다면 프로야구의 든든한 뿌리 역할을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사실상 명맥이 끊긴 상태다.

우리 나라에는 일제강점기였던 1920년대 이미 경성실업연맹이라는 실업리그가 존재했다. 광복이후 1946년 한성 실업야구가 창립됐고 1960년대에 많은 팀들이 창단되며 큰 발전을 이뤘다. 1970년대 롯데, 한국화장품, 포항제철 등 큰 회사들이 야구팀을 창단해 인기는 더 높아졌다. 금융팀과 실업팀의 라이벌 대결도 뜨거웠다.

그러나 1982년 KBO리그가 출범하며 갑작스러운 침체를 맞는다. 1988년 서울 올림픽까지 명맥을 유지했지만 2003년 마지막 팀이 해체됐다. 이후 몇몇 팀의 창단과 해체가 이어지고 있다.

김응용 한국야구소프트볼연맹회장도 2017년 취임 때 실업야구리그의 부활을 공약한 바 있다.

정운찬 총재는 “프로선수가 되지 않아도 실업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하다가 그 기업의 CEO까지 오르는 모습을 빨리 다시 볼 수 있어야 한다”며 “우리 모두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문제다. KBO에서도 적극적인 지원책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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