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가 오래도록 지켜온 왕좌에 도전하는 프로그램은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다. 이 프로그램은 금요일 밤 11시 20분에 방송된 이후 최근 30회부터 수요일 밤 시간대로 자리를 옮겼다. 금요일에도 화제성만큼은 보장되어 온 만큼 시청자들의 접근성을 높여 시청률을 올리겠다는 목적이다.
이 같은 ‘골목식당’의 전략은 아직까지 눈에 띄는 급성장으로 나타나진 않았다. 지난 달 29일 방송분 시청률은 닐슨 코리아 기준 5.5%를 기록했으며, 5일 방송분 시청률은 5.3%의 수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금요일 밤 시간대에 방송됐을 때도 ‘골목식당’은 꾸준히 4~5%대의 시청률을 보여줬다. 방송 시간대 변동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에서 변동 없는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곧 ‘골목식당’을 반드시 찾아보는 핵심 시청자 층이 있음을 의미한다.
이런 가운데 동시간대 방송되는 ‘라스’의 경우 롤러코스터 같은 시청률 추이를 보여준다. 지난 7월 25일과 8월 15일 방송분에서 각각 8%대의 시청률 보여준 이후 ‘라스’는 꾸준히 6%대를 오갔다.
하지만 8월 15일은 8.1%, 일주일 만인 22일에는 5.9%로 급락했다. ‘골목식당’과 첫 맞대결을 펼친 29일에는 0.7%P('라스' 3.2%, ‘골목식당’ 5.5%) 정도의 차이 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결과 6일 조사 결과에서 양 프로그램의 차이는 0.3%P 정도로 좁혀졌다.
이를 두고 한 방송 관계자는 “‘라스’는 게스트가 누구냐에 따라 시청률에 영향을 많이 받는 프로그램이다. 시청자는 예고된 게스트를 보고 ‘오늘은 꼭 본다’. ‘이번엔 한 주 거른다’는 식으로 ‘라스’ 시청여부를 결정 한다”며 “이런 가운데 ‘아시안게임’ 등 외부 요인이 적지 않았던 만큼 ‘골목식당’이 ‘라스’를 턱 밑까지 추격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다른 방송 관계자는 “‘골목식당’은 ‘라스’와 달리 오로지 백종원이 끌고 가는 프로그램이다. 재미 요소는 백종원의 독설과 조언을 받는 상인들의 위생 상태, 안일한 영업 마인드가 전부다. 기복이 있을 수 없는 굉장히 단순한 포인트가 시청자를 끌어당긴다”며 “하지만 최근 상권을 살린다는 취지보다 상인들의 잘못만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듯 보인다. 자극적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처럼 수요일 밤 지상파 예능은 ‘라스’와 ‘골목식당’이 양강 구도가 됐다. 치고 올라가려는 ‘골목식당’과 그간 수많은 경쟁작들을 침몰시켜온 ‘라스’가 어떤 공방전으로 시청자를 끌어당길지 관심이 집중된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MBC,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