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the guest’ 김재욱이 온 몸을 전율케 하는 혼신의 열연으로 시선을 압도했다.
지난 13일 방송된 OCN ‘손 the guest’ 2회에서는 빙의자 김영수(전배수)가 숨긴 딸의 위치를 알아내기 위해 홀로 구마의식에 나선 최윤(김재욱)의 모습이 공개돼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등장부터 엔딩까지 극을 꽉 채운 김재욱의 역대급 하드캐리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지난 1회에서 무감각하고 서늘한 얼굴로 등장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김재욱은 이번에는 다채로운 감정을 덧씌우며 캐릭터의 감정을 한층 더 풍부하게 그려냈다. 악령을 쫓아내기 위해 구마의식을 준비하던 중 빙의자의 거기 숨어있었냐는 말에 차가운 가면이 깨지기 시작했다. 이어 의식 종료 후 돌아가던 길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죽음을 맞이하는 한신부를 바라보며 충격에 잠기는 표정까지 브라운관을 가득 채웠다.
차가운 분노가 더 큰 슬픔을 자아낸 한 회였다. 한적한 빈소를 홀로 지키는 김재욱의 모습은 되려 시청자들의 마음을 파고들며 더 큰 먹먹함을 선사했다. 아버지 같은 한신부의 죽음을 함께 슬퍼하기 보다 비난을 서슴지 않는 교구 신부에게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말하지 말라”며 날 선 감정을 드러냈다. 불 같은 성격의 화평(김동욱)과 철저한 대립각을 세울 때는 억눌렀던 분노가 잠시나마 터져 나온 순간이었다. 이를 악 문 채 “악마를 알지도 못하면서, 고통받은 적도 없으면서.”라 일갈하는 말과 달리 눈가를 가득 메운 눈물과 아픔으로 일그러진 표정에선 그의 슬픔이 절절하게 느껴진다.
특히 극 말미를 장식한 구마의식 장면은 안방극장을 전율케 만들기에 충분했다. 결연한 눈빛으로 의식을 준비하는 모습은 더없이 경건했고, 한신부의 짐은 대신 짊어진 듯 성호를 긋는 손동작 하나에도 비장함이 묻어났다. 극심한 공포와 긴장감을 이겨내고 격렬한 몸싸움에 온 몸이 땀으로 젖어 들고, 힘겹게 떼는 말 한마디와 몸짓 하나까지 그의 모든 것이 숨을 멈춘 채 극에 몰입하게 만들었다. 모든 힘을 쏟아 부은 듯 비틀거리는 발걸음에도 불구하고 꺼지지 않은 날카로운 눈빛은 김재욱의 존재를 더욱 빛나게 만들었다.
김재욱의 탄탄한 연기력은 장르물과 만났을 때 더 큰 시너지를 발휘한다. 등장만 했다 하면 시선을 압도하는 것은 물론 슬픔부터 공포까지 캐릭터가 느끼는 밀도 높은 감정을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한다. 본격적으로 구마사제의 길을 걷게 된 김재욱이 화평, 길영(정은채)과 함께 공조하여 형체 없는 악령 박일도의 존재를 밝혀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드라마 역사상 최초로 시도하는 ‘엑소시즘’과 ‘샤머니즘’의 결합으로 탄생한 ‘손 the guest’는 매주 수, 목요일 밤 11시에 방송된다.
사진|OCN ‘손 the guest’
동아닷컴 이슬비 기자 misty8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