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로이킴 “엄친아라고요? 술 마시고 ‘꼬장’도 잘 부려요”

입력 2018-09-19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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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라드의 황태자’ 로이킴이 돌아왔다. 18일 발표한 싱글 ‘우리 그만하자’는 로이킴만의 가을 감성이 한껏 묻어 있다. 사진제공|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 새 싱글 ‘우리 그만하자’ 낸 발라드 황태자 로이킴

학업·음악활동 병행…건강한 밸런스 중요
또 이별노래? 가을만 되면 감수성이 커져
공연에 시간 투자…팬들과 더 소통해야죠


데뷔 후 줄곧 받아온 ‘엄친아’라는 평가와 이미지는 노력을 한다고 해서 없어지는 게 아니었다.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4’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부각된 자신의 ‘배경’보다는 음악적인 모습으로 주목받길 원해 때로는 탈색을 하거나 콧수염을 기르는 등 작은 ‘일탈’을 시도해봤지만, 뼛속까지 반듯한 청년이라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가수 로이킴(25)은 참 한결같다. 사람이 쉽게 변하지 않듯, 그는 18일 싱글 ‘우리 그만하자’를 발표하며 그 모습 그대로 돌아왔다. 가을빛에 어울리는 그을린 얼굴이 그나마 눈에 띄는 변화다.

“이제는 모범생 이미지를 깨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버린 상태다. 데뷔 초창기의 모습만 기억하는 분들에게는 아직도 그렇게 보일 거다. 하지만 이후 제가 선보인 음악이나 모습 등을 통해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분들이 더 많다는 걸 알았다. 지금은 저한테 가장 잘 맞는 이미지를 입은 것 같다. 모범생 이미지를 숨기기 위한 위장술이라고 할지는 모르겠지만 요즘은 축구, 필라테스, PT 등 땀 흘리는 것에 빠져 있다. 그렇지 않은 날에는 술도 많이 마시고, 술 마시고 ‘꼬장’도 부리고. 하하!”

가수 로이킴. 사진제공|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로이킴은 이번 신곡 활동을 위해 미국 조지타운대학을 한 학기 휴학했다. 데뷔 후 휴학과 복학을 반복하며 성실하게 음악 활동을 펼쳐온 그다. 누가 뭐래도 역시 ‘엄친아’다.

“이제 딱 한 학기 남았다. 목표대로라면 내년 5월에 졸업하는 거다. 남은 과목 수가 많아서 걱정이다. 활동하지 않는 시간에 공부를 한다. 1년 내내 활동하는 가수들이 흔치 않다. 사실 학교에서 공부하는 건 나에게 공백기면서 휴식기다. 일할 때 받은 정신적, 육체적인 스트레스를 학교 다니며 푼다. 건강한 밸런스라고 생각한다. 활동만 계속했다면 더 많이 지치고, 음악에 대한 소중함을 잃었을지도 모른다.”

그는 자신만의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해 대학원 진학도 계획하고 있다.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니 일단 졸업부터 해봐야 한다”고 했지만, 이미 그의 머릿속에는 어느 정도 윤곽이 그려져 있다.

“2학년 때 경영학에서 사회학으로 과를 바꿨다. 인문계로 대학원에 가고 싶은 이유가 가장 커서다. 그렇다고 음악을 놓을 생각도 없다. 가장 좋아하는 일이고 사랑하는 일이라 고민할 필요도 없다. 입대도 때가 되면 해야 한다.”

그의 그을린 피부와 신곡 ‘우리 그만하자’는 묘하게 어우러진다. 곡은 소중했던 사람에게 이별을 고하는 내용을 담았다. 가을에 선보이겠다고 발표 시기를 구체적으로 정해놓고 작업했던 곡이라 분위기가 잘 맞아떨어진 이유이기도 하다.

“이 시기가 되면 슬픈 음악과 선율을 찾아서 듣는다. 부르는 저나, 듣는 사람들도 감성적으로 변하는 것 같다. 감수성이 생길 무렵인 중학교 시절부터 좋아했던 가수가 아일랜드 포크 록 싱어송라이터 데미안 라이스다. 그 사람을 떠올리며 신곡을 작업했다. 죽기 전에 꼭 한 번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다. 그의 음악을 들으면서 음악뿐만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공연실황까지 모두 꿰고 있을 정도로 심한 광팬이었다. 그가 되고 싶었고, 그런 음악을 하고 싶었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그가 될 수 없다는 생각을 사랑에 빗대서 만들었다.”

가수 로이킴. 사진제공|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그는 전작에서도 그는 이별을 노래했다. 사랑 노래를 주로 불렀던 그가 이별을 또 주제로 삼았다는 게 의미심장했다. “안 아픈 이별이 어디 있겠나”며 웃는다.

“결국 모든 예술은 사랑이 주제다. 사람들이 가장 깊게 공감하는 부분이니까. 꼭 사랑을 하고 있지 않다고 해도, 나도 모르게 그런 가사가 써지더라. 하하! 누구의 조언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내 마음대로 되는 건 더더욱 아니다. 이별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이별 통보를 먼저 받기도 하고, 먼저 헤어지자고 한 적도 있다. 이별의 상처는 누구에게나 깊고 크다. 그걸 가사로 담아내는 것도 재미있는 작업이다.”

그는 복학하러 다시 미국으로 떠나는 내년 1월까지 음악활동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음악 방송 위주보다는 관객과 직접 만나 소통하는 공연 활동에 초점을 맞춘다. “단독콘서트는 단단한 팬층을 선물해준다. 얼굴을 맞대고 라이브로 노래를 선사했을 때 관객이 얻는 감동, 그로 인해 내가 얻는 기쁨이 크다. 공연에 더 많이 투자하고 싶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뭐든지 다 해봐야한다는 강박이 있다. 나이가 들면 도전하기 어려우니까. 복학하기 전에 곡을 하나 더 만들어놓고, 또 하나의 꿈이었던 영어로 된 앨범도 준비할 것이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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