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도 깜짝 놀랐어요. 그렇게 탄 줄은 저도 몰랐거든요. 그 모습도 좋았어요. 조정복 선 따라 탄 자국이 심하게 남았는데 진짜 조정선수처럼 보이는 것 같아서 뿌듯했죠. 다만 살 빠지는 건 조금 걱정됐어요. 조정 선수면 몸집이 어느 정도 있어야 하는데 활동량이 많아지니까 살이 자꾸 빠지더라고요. 평소보다 두 세배 더 먹어도 빠져서 아쉬웠어요. 이번 작품 하면서 9kg 정도 빠졌어요. 허리는 26inch, 몸무게는 60kg 초반까지 빠졌죠. 지금은 회복 중이에요.”

“안 힘들었다면 거짓말이죠. 더위와 땀 때문에 고생한 것 같아요. 화장이 지워지기 일쑤라 거의 민낯으로 촬영했던 것 같아요. 체력적으로는 힘들었지만 그 외에는 모두 좋았어요. 대본이 워낙 재밌으니까 항상 화기애애하고 즐거웠어요. 현장 분위기도 정말 좋았죠.”

“아쉬움은 없어요. 정말요. 기대가 더 큰 것 같아요. 배우마다 작품에 대한 운명이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지금 제가 하고 있는 것을 열심히 하면 될 것 같아요.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도 잘 됐으면 좋겠고 유정이도 응원해요. 기대하고 있어요.”
결과적으로는 작품도 배우도 함께 빛을 본, ‘신의 한 수’였다. 매회 동시간대 1위 행진을 이어나가던 ‘서른이지만’은 마지막 회에서 전국 시청률 11%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안효섭 또한 공감도 높은 캐릭터와 연기로 호평을 이끌어냈다. 유찬을 통해 첫사랑의 풋풋하고 순수한 추억들을 소환당한 시청자들은 ‘짠내’ 나는 유찬을 ‘유짠’이라고 부르며 ‘서브병’을 앓았다.
“반응을 거의 다 챙겨보는 편이에요. ‘유짠’도 알고 있죠. ‘유찬은 진짜 순수하고 맑은 사람인 것 같다’는 댓글을 보고 정말 기분 좋았어요. 저도 처음에 대본을 받았을 때 제일 중요한 포인트가 찬이의 ‘순수함’과 ‘밝음’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 모습을 끌어내기 위해 노력했는데 그 노력을 알아봐주셔서 정말 기쁘고 뿌듯했죠. 저 스스로도 순수하고 풋풋할 때의 느낌을 표현할 수 있었다는 것에 만족스러워요. 한 명의 시청자로서 ‘꽁설’ 커플을 보는 재미도 좋았고요.”

“저도 비슷한 시기였어요. 고등학교 때 첫사랑이자 짝사랑을 했죠. 그때의 기억을 되살리면서 연기했어요. 유찬과 다른 점은 제 첫사랑은 고백도 못해보고 끝났다는 거예요. 유찬처럼 멋있게 고백하지 못했죠.”
유찬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는 안효섭. 쉴 틈 없이 작품을 이어온 그의 다음 행보는 어디로 향할까.
“밝은 캐릭터를 연기해봐서 그런지 어두운 캐릭터를 하면 어떤 모습이 나올지 저도 궁금해요. 느와르도 좋을 것 같아요. 감정 선이 짙은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영화도 해보고 싶어요. 드라마도 매력 있지만 영화처럼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분석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현장도 경험해보고 싶어요. 제가 성격이 급한 편이라 드라마를 찍다 보면 점점 오버 페이스가 되더라고요. 어떤 작품이든 캐릭터든 지금은 잠시 쉬고 싶어요. 에너지가 너무 소모되었거든요. 또 운동선수요? 음…. 조금만 더 쉬면서 회복하고 나서요. 하하.”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본팩토리-스타하우스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