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류중일 감독(맨 오른쪽). 스포츠동아DB
2011시즌 초 LG의 기세는 무서웠다. ‘외인 듀오’ 벤자민 주키치, 레다메스 리즈에 토종 선발 박현준까지 선발 세 명이 경쟁하듯 승수를 쌓았다. 6월 4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30승 고지에 선착했다. 당시만 해도 30승을 먼저 올린 팀이 포스트시즌에 탈락한 사례는 없었다. 가을야구는 물론 그 이상의 성적을 기대했다. 58차전까지 34승24패, 승패마진 +10으로 2위를 지켰다.
그때부터 추락이 시작됐다. 이후 75경기 성적은 25승2무48패, 승률 0.342. 같은 기간 압도적인 리그 최하위였다. 5월까지 벌어둔 승리가 많아 한화 이글스와 공동 6위를 기록했을 뿐, KBO리그에 손꼽힐 만한 추락 사례를 남겼다.
올해도 비슷하다. LG는 4월까지만 해도 두산 베어스, SK 와이번스와 더불어 3강을 형성했다. 이후 잠시 부침이 있었지만 꾸준히 5강권을 놓치지 않았다. 후반기 시작 직후인 7월 19일까지 51승41패1무, 승패마진 +10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10월 1일까지 47경기에서 14승33패를 거뒀다. 같은 기간 승률은 0.298로 3할에도 못 미친다. 2011년의 추락세보다 더욱 가파르다. ‘잠실 라이벌’ 두산에 15경기 전패를 하며 팬심까지 싸늘하게 식었다. 8위까지 내려앉은 LG와 5위 KIA 타이거즈의 간격은 4게임차. LG로서는 가을야구보다 2011년의 악몽 재현이 훨씬 가깝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