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①] 한지민 “‘미쓰백’ 아픈 공감, 느끼는 부분 있었으면”

입력 2018-10-03 10: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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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①] 한지민 “‘미쓰백’ 아픈 공감, 느끼는 부분 있었으면”

배우 한지민이 영화 ‘미쓰백’을 통해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했다. tvN 드라마 ‘아는 와이프’를 통해 그만의 유쾌함과 털털한 매력을 선보였다면, 이번에는 그동안 그가 가지고 있던 배우 한지민의 이미지를 모두 내던졌다. 센 이미지에 관객들은 그의 변화를 이질적으로 느낄 수도 있을 터. 그는 왜 ‘미쓰백’을 선택했을까.

“영화를 처음 선택한 계기도 그렇고, 초점을 맞춘 건 파격변신이 아니었어요. 시나리오 전체를 읽었을 때 영화의 느낌보다는 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일들처럼 다가왔죠. 백상아와 김지은이 나이는 다르지만, 닮은 상처를 가지고 있는 두 사람에 대해 느껴지는 책임감과 미안함이 있었어요. 두 캐릭터를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1번이었죠. 이런 영화가 만들어졌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고요.”

극중 한지민이 맡은 백상아라는 캐릭터는 과거 억울한 누명을 쓰면서 삶이 망가지게 되는 인물. 백상아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연기를 했을까.

“백상아란 인물이 어떻게 살았는지 쌓지 않으면 그 인물을 표현하기 버거울 것 같았어요. 시작 단계부터 날이 서있는 인물이라서 관객들로 하여금 어색하거나 불편하게 보이지 않아야 해서 비주얼이나 의상뿐만 아니라 행동, 말투로 인해서 불편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죠. 상아가 이렇게 살아가게 된 과거 이야기에 공감하게 됐고, 그 점을 쌓아 가는데 오래 걸렸어요. 그 다음이 외형적인 부분이었죠. 의상이나 메이크업을 그 다음에 만들게 됐죠. 백상아와 너무 달랐기 때문에, 공감하고 연기하는데 있어서 그런 감정 상태가 중요해서 그 점을 가장 닮아가고자 노력했어요.


이번 영화에서 한지민은 여러 가지 연기적 변신을 시도했다. 그 중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극중 주미경(권소현 분)과 공사장에서 싸우는 장면. 앞서 언론시사회에서 한지민은 이 장면을 위해 영상을 직접 찾아보기도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상아에 대해 접근하는 과정에서, 레퍼런스를 찾지는 않았어요. 감독님이 직접 쓰신 시나리오라서, 감독님이 그 인물에 대해 쌓아가셨을 거라고 생각이 들었죠. 그런 이야기들을 통해서 상아라는 인물을 쌓아가는 작업을 했어요.”

한지민의 SNS 아이디는 ‘로마 이모’. 조카에 대한 사랑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렇듯 아이를 좋아하는 그가 ‘미쓰백’을 선택한 건 우연은 아니었을 터.

“원래도 아이 문제에 대해서,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하지 않았을 때는 그거에 대한 분노는 모두가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아이를 좋아하다보니, 어떻게 저런 일이 있을까 화도 났고요. 또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제도가 미비한 부분에 대해서도 화가 있었어요. 주미경이라는 캐릭터도 시나리오를 봤을 때 화가 났죠. 아마 그 친구(권소현)도 때리는 연기가 어려웠을 거예요. 이 친구가 어떤 대사를 할지 알면서도 화가 났죠. 백수장 씨 캐릭터도 이 친구가 더 나쁘다고 생각이 들 정도였다. 친부와 계모, 이런 형태가 진짜 아동학대를 들여다보면 현실적으로 제일 많았거든요. 그래서 저절로 감정이 몰입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한지민이 연기한 백상아는 극중 계속해서 난처한 상황을 마주한다. 피하려고 하면서도, 결국에는 그런 상황과 맞딱드리게 되는 것. 영화에서 감정 소모가 심했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영화 촬영을 하면서 이런 부분이 힘든 점으로 다가오진 않았을까.

“상아라는 인물 자체가 본인이 보호 받아야하는 나이에 세상 끝으로 내몰리고, 홀로 그 이름으로 살아가는 것도 힘든 현실에 처한 인물이에요. 그런 인물이 어린 아이 같았죠. 그래서 지은이가 상아로 인해서 빛 같은 손길을 얻었다고 느껴지지만, 상아 역시 자신의 상처를 처음 만져준 사람이 지은이의 손이라고 생각한 거고요. 이런 것들이 백상아로서도 힘들고 아팠고, 시나리오를 읽었던 3자 입장에서도 감정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었어요. 영화를 끝내고 나서는 어딘가에서 백상아와 지은이가 다시 만나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죠.”

이번 영화는 전반적으로 아동 학대 문제에 대해 다시 한 번 관객으로 하여금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 한지민은 ‘미쓰백’을 통해 관객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을까.

“‘미쓰백’이 감정적으로 고통을 주는 부분이 있다는 것도 인정하는 부분이지만, 영화가 끝났을 때 주는 잔상은 단순한 감정이 아닐 거라고 생각해요. 감정을 강요하는 게 아니라, 한 번쯤은 내 주변에 저렇게 상아나 지은이 같은 사람이 누군가의 시선도 받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관심이 모아지지 않으면 바뀌지 않아요. 그런 아픈 공감 속에서도 느끼시는 바가 있을 거라고 바람을 가져보는 거죠.”

한지민은 ‘미쓰백’을 통해 험난한 세상에 상처받았지만 강인함을 간직한 캐릭터 미쓰백으로 완벽 변신했다. 깨끗하고 예쁜 피부가 아닌, 거친 피부 분장과 더불어 헝클어진 머리로 파격 변신을 통해 관객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한편 ‘미쓰백’은 스스로를 지키려다 전과자가 된 ‘미쓰백’이 세상에 내몰린 자신과 닮은 아이를 만나게 되고, 그 아이를 지키기 위해 참혹한 세상과 맞서게 되는 이야기다. 오는 10월11일 개봉.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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