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서 깨진 e스포츠 최강국의 자존심

입력 2018-10-2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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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롤스터(위쪽)와 아프리카 프릭스 등 ‘리그오브레전드’(LoL)의 한국리그(LCK) 소속 팀들이 LoL 최고 권위 대회인 ‘롤드컵’에서 8강 문턱을 넘지 못하고 모두 탈락했다. 각국 리그의 실력이 상향평준화되면서 자타 공인 e스포츠 최강국인 한국이 LoL 대회에서 최근 고전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라이엇게임즈

■ ‘롤드컵’ 한국 4강 진출 실패

아프리카, 21일 북미 C9에 완패
우승후보 KT도 전날 중국팀에 패
해외팀 상향평준화…예선부터 이변


e스포츠 세계 최강국으로 불리는 한국이 ‘리그오브레전드’(LoL) 종목에서 자존심을 구겼다. 한국리그(LCK) 소속 팀들이 LoL 최고 권위 대회인 ‘롤드컵’에서 8강 문턱을 넘지 못하고 모두 탈락했다. 이로써 한국의 롤드컵 6회 연속 우승의 꿈은 좌절됐다. 더구나 4년 만에 한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기대 이하의 성과를 거두어 팬들의 아쉬움은 더 컸다.

한국의 마지막 희망이었던 아프리카 프릭스는 21일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8 리그오브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8강에서 북미의 클라우드9(C9)에 0 대 3으로 무릎을 꿇었다. 1세트는 초반부터 계속된 C9의 압박에 힘없이 무너졌다. 이어진 2세트와 3세트에서는 초반 주도권을 잡았지만 대규모 싸움에서 잇달아 패하며 항복했다.

이에 앞서 우승후보였던 KT롤스터도 20일 열린 경기에서 중국의 인빅터스 게이밍(IG)에 2 대 3으로 패하며 4강 진출에 실패했다. 롤드컵에서 4강에 한국팀이 한 팀도 올라가지 못한 경우는 사상 처음이다(2011년에는 한국이 대회 출전을 안 함).

한국팀의 4강 좌절은 충격적이지만 사실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기도 했다. 대회 초반까지만 해도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 연속 우승한 한국이 강력한 우승후보였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해외 팀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도 많았다.

앞서 열렸던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리프트 라이벌즈, 그리고 최근 열린 아시안게임까지 한국은 모두 중국에 1위를 내주었다. 그리고 롤드컵에서도 우려는 현실이 됐다.

앞으로 세계 각 지역 리그 간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국팀의 실력과 전술은 정체된 반면 그에 맞서는 해외 팀들의 실력과 전술이 크게 오르면서 전체적으로 상향평준화 됐기 때문이다.

이번 롤드컵에서도 이런 변화를 상징하는 이변이 속출했다. 디펜딩 챔프 젠지e스포츠가 예선전인 그룹 스테이지에서 충격적으로 탈락했고, 8강에서는 KT롤스터와 함께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중국의 ‘로얄 네버 기브업’(RNG)이 유럽의 G2 e스포츠(G2)에 덜미를 잡혔다. 무엇보다 상대적인 열세로 여겨졌던 북미, 유럽 팀들이 선전하면서 이들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졌다. 아프리카 프릭스를 누르고 4강에 진출한 C9의 경우 북미팀의 위상을 한 단계 올려놨다는 평가다.

롤드컵 4강은 27일과 28일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 체육관에서 치러진다. 대망의 결승은 인천 문학 주경기장에서 11월3일 열린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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