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의 폴 인 베이스볼] 22일 준PO 3차전…벼랑에서 한화 구한 김태균의 ‘경험’

입력 2018-10-22 22: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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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 경기가 열렸다. 9회초 1사 1루에서 한화 김태균이 1타점 2루타를 날리고 있다. 고척|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3연승으로 마침표를 찍으려는 넥센 히어로즈, 기적의 역전극 외에는 다른 길이 없는 한화 이글스가 2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3차전을 치렀다. 넥센은 단판으로 끝낸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섰던 제이크 브리검, 한화는 가을야구 경험이 전무한 장민재를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일리미네이션 게임(elimination game·패하면 탈락이 확정되는 경기)’과 ‘경험’이 키워드로 제시된 가운데 3차전의 막이 올랐다. 11년 만에 가을야구를 치르는 한화의 꼬인 매듭을 풀어줄 해결사는 등장할지, 넥센을 일찌감치 PO로 끌어올려줄 영웅은 탄생할지 관심을 모은 3차전에선 결국 한화가 넥센을 4-3으로 꺾고 한숨을 돌렸다.


Q=장민재는 5회말 1사까지 잘 버텼다. 예상을 뛰어넘는 호투였다. 그러나 2-0 리드를 지키는 데는 실패했다.

A=선발로서 정말 훌륭한 역할을 해줬다. 포수 최재훈의 리드도 뛰어났다. 직구가 빠르지 않 은데도 포크볼, 슬라이더 같은 변화구와 제구력에 중점을 두고 경기 초반 넥센 타자들의 타이밍을 잘 빼앗았다. 반면 브리검은 1·2회에는 조금 힘이 들어간 듯한 느낌이었다. 3회부터 밸런스에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한화의 투수 교체 타이밍을 살펴보면 장민재는 시즌 중에도 선발로서 큰 역할을 하지는 않았고, 4회를 마치면서는 투구수가 70개를 넘어섰다. 장민재로서는 제 몫을 충분히 한 만큼 5회부터는 투수를 바꿨더라면 어땠을까 싶다. 5회 동점을 허용한 계기였던 듯하다. 구원으로 들어온 세 번째 투수 이태양은 2사 3루 샌즈 타석 때 풀 카운트에서 직구를 선택해 2-2 동점타를 허용했다. 그 전에 낮은 변화구에 헛스윙을 한 장면을 생각하면 직구 선택은 좀 아쉬웠다.


Q=한화는 2회초 2점을 선취한 뒤 계속해서 무사 1·2루 찬스를 맞았지만 김회성의 삼중살타로 급격하게 흐름이 끊어졌다.

A=2득점할 때 하주석의 번트 실패 후 우전안타가 전화위복이 됐다. 그 다음 김회성이 무사 1·2루서 번트 실패 후 삼중살타를 쳤다. 번트 자세가 나빴는데,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뒤에 어떻게든 진루타를 쳐야겠다는 절박함이 보이지 않았다. 상황상 땅볼은 절대 피해야겠다는 그런 의지가 보이지 않았다. 타순이 9번에서 1·2번으로 넘어가면서 빅이닝을 만들 수 있는 찬스였는데 놓쳤다. 프로 10년 동안 번트를 11번밖에 대지 않은 김회성이지만, 그런 기본에 충실해야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다.

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 경기가 열렸다. 5회초 무사에서 한화 하주석(오른쪽)이 2루타를 치고난 뒤 환호하고 있다. 고척|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Q=한화는 삼중살 이후 2이닝 연속 삼자범퇴에 그치다가 5회초 무사 2루 추가점 기회를 잡았지만 살리지 못했다.

A=선두타자 하주석이 중월 2루타를 치고 나갔다. 비록 하위타선으로 연결되지만 우선은 주자를 3루에 보내놓으면 상대에게 압박을 줄 수 있었다. 이 때 타자들에게 진루타에 대한 의식이 부족했다. 지난 1·2차전을 돌아보면 빠른 볼에 배트가 밀리는 등 한화 타자들의 컨디션은 좋은 편이 아니었다. 연속안타를 기대하기는 어려웠다고 본다. 2루주자를 3루에 진루시켜놓는 것도 득점 확률을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Q=한화는 6회초 곧장 제러드 호잉의 솔로홈런으로 리드를 되찾았다. 넥센 배터리의 볼 배합은 어땠나.

A=호잉이 홈런을 쳤을 때 볼 카운트는 0B-2S였다. 2구째 낮은 변화구에는 헛스윙을 했다. 실투였겠지만, 넥센 배터리가 3구째에 하이패스트볼을 유인구로 활용했다가 홈런으로 연결됐다. 역시 아쉬운 장면이다. 포수들은 타자들의 중심이동과 스윙 궤적, 파울 모습 등을 유심히 살피고 볼 하나하나의 콤비네이션을 결정해야 한다.


Q=베테랑 김태균이 한화를 구했다. 신인 때(2001년)부터 가을야구를 경험한 팀의 리더다운 활약으로 평가할 만하다.

A=9회초 선두타자 호잉이 우전안타를 치고 나간 뒤 이성열이 또 보내기번트에 실패했다. 이어 병살로 연결될 뻔한 내야땅볼에 그쳐 분위기가 어두워질 법했는데, 김태균이 그 모든 것을 되돌려놓았다. 3-3 동점을 만든 뒤부터 넥센이 흐름을 타면서 8회말에는 준PO를 끝낼 찬스까지 잡았지만 살리지 못했다. 9회초 1사 1루서 나온 김태균의 우중간 2루타는 그래서 더 값지다. 김태균이 4차전으로 가는 물꼬를 텄다.

고척|조범현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정재우 전문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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