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을 하루 앞둔 ‘우리은행 2018~2019 여자프로농구’의 가장 큰 이슈는 KB스타즈 주전 센터 박지수(오른쪽)의 복귀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WNBA를 경험한 박지수는 KB스타즈의 강력한 우승 원동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특급’ 박지수 KB스타즈에 첫 우승 안길까
KB스타즈가 다가올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 꼽히는 이유는 탄탄한 선수구성의 중심인 박지수의 존재감 때문이다. 신장 193㎝로 국내 선수 최장신인 박지수는 프로 2시즌 째였던 2017~2018시즌 35경기에 출전해 평균 14.23점·12.89리바운드·3.29어시스트·2.51블로킹 등 좋은 개인기록을 남겼고, KB스타즈를 챔피언결정전 진출로 이끌었다. 그런 뒤 박지수는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에서 식스맨으로 한 시즌을 보내며 선진 농구를 경험했다. 이를 발판삼아 박지수가 더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본 타 팀 감독들은 KB스타즈를 우승후보 1순위로 뽑았다.
하지만 KB스타즈 안덕수 감독은 조심스럽기만 하다. 박지수가 지난 시즌 개막 이후부터 거의 1년을 쉼 없이 달려왔기 때문이다. 이런 스케줄을 소화해본 적이 없는 터라 선수가 탈이 날까를 더 걱정하고 있다. 안 감독은 “팀 일본 전지훈련에서 박지수를 제외하고 휴식을 줬다. 한 템포 쉬는 게 더 좋다고 봤다. 개막이 다가왔지만 박지수는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단계다. 기대감이 높은 걸 알지만 천천히 가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WNBA를 한 시즌 경험했다고 선수가 확 달라질 순 없다. 여러 부분에서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달리 생각하면 박지수가 다가올 시즌을 소화하는 데 체력적으로 버거워 할 수 있다는 얘기도 된다. 지난 시즌 평균 37분 정도를 소화했는데 이번 시즌에는 평균 33분 내외로 조절을 해주려 한다. 그래야 팀도 선수도 꾸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체력 관리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박지수가 확실한 성장세를 드러내면 KB스타즈는 아직 한 차례도 등극하지 못한 챔피언의 꿈을 이뤄낼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을 잘 아는 안 감독은 박지수의 페이스를 조절해주려 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서울 63빌딩에서 ‘우리은행 2018~2019 여자프로농구’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이 참석해 출사표를 밝히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철옹성 같은 우리은행 또 버텨낼 것인가
우리은행은 리그 6연패를 달성해낸 저력을 가졌다. 지난 시즌 개막 이전에 우리은행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결국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에서 모두 압도적인 전력으로 우승을 일궈냈다. 그런 우리은행이 또 한 번 우승트로피 사수에 도전한다.
이번 시즌 전망은 지난 시즌보다 더 좋지 못하다. 주전 포인트가드 이은헤의 은퇴, 알토란 같았던 식스맨 슈터 홍보람의 임의탈퇴 등으로 전력공백이 더 발생했다. 우리은행 중심의 축인 임영희, 박혜진, 김정은 등은 비 시즌 대표팀 차출로 팀 훈련을 제대로 소화할 시간이 적었다. 기본적으로 기량이 좋은 선수들이지만 완전치 않은 상황에서 개막을 맞이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인지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걱정만 앞선다.
위 감독은 “지난 시즌보다 더 불안감을 갖고 출발한다. 지난 시즌도 초반에 많이 고전했다. 비슷한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보는데 이를 얼마나 빨리 극복하느냐가 중요하다”라고 전망했다.
시즌 초반 식스맨들이 얼마나 잘 버텨주느냐가 관건이다. 위 감독은 이선영, 박다정, 나윤정 등 비 시즌 꾸준하게 준비해온 선수들이 국내 선수로만 뛰어야 하는 2쿼터에 어느 정도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이들이 성장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 시즌 초반의 어려움이 더 오래갈 수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위 감독은 “엄살이 아니다. 실제로 불안한 출발인데 가능한 빨리 극복해 (정상을) 다시 한번 지켜보겠다”고 다짐했다.
● 규정 변경에 따른 빠른 공격…변수로 작용할까
국제농구연맹(FIBA)의 경기규칙 변경으로 몇몇 특정 상황에서의 공격제한시간이 24초가 아닌 잔여 시간 혹은 14초로 줄어든다. 이미 개막해 한창 진행 중인 남자프로농구에서는 이 규정으로 인해 경기 스피드가 확실히 빨라졌고, 적극적인 슛 시도가 연출되고 있다. 평균 득점이 증가하는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자프로농구도 유사한 상황이 나올 수 있다. 그런데 여자프로농구는 이전까지 움직임이나 패스 자체가 많은 농구를 펼쳐왔기 때문에 바뀐 규정에 얼마나 빠른 적응력을 선보일지 지켜봐야 한다. 각 팀이 비 시즌 훈련을 통해 새로운 규정에 대비해 준비는 했지만 빠른 공격을 통해 얼마만큼의 슛 정확도를 이끌어내느냐가 관건이다. 슛 성공률이 떨어진다면 경기의 흥미는 오히려 반감될 수 있다.
현장 지도자들은 “대비는 했지만 실전에서 선수들이 얼마나 잘 소화를 해낼지 봐야 한다. 운동능력이 좋은 선수를 보유한 팀이 아무래도 빠른 공격을 하는데 있어 수월하지 않을까 싶다”며 “실전은 훈련과 또 다르기 때문에 예상 자체가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