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열린 ‘2018 롤드컵’ 결승전에는 전석 매진과 함께 2만6000여 명의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결승전이 열린 인천 문학 주경기장 전경(위쪽), 우승을 차지한 인빅터스 게이밍(IG) 팀원들이 ‘소환사의 컵’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라이엇게임즈
전석 매진, 2만6000여 명 인산인해
IG 승리, 중국 첫 롤드컵 우승 선사
박찬호·박세리, 시상자로 나서 눈길
인기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의 세계 최강을 가리는 e스포츠 대회 ‘2018 롤드컵’ 결승이 열린 3일 인천 문학 주경기장. 이미 경기장 전석이 매진을 기록한 가운데, 시작 전부터 몰려든 2만6000여 명의 관중들로 열기가 뜨거웠다. 4년 전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롤드컵’ 결승, 일명 ‘상암대첩’을 떠올리게 했다. 결승에 오른 팀은 유럽의 프나틱(Fnatic)과 중국의 인빅터스 게이밍(IG)이다. 자타공인 세계 최강인 한국리그(LCK) 소속 팀들이 이번대회에서는 8강 문턱을 넘지 못하고 모두 탈락하는 이변이 생겼다. 그래서 한국팀이 없는 이번 결승전 흥행에 대해 우려를 하기도 했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괜한 걱정에 불과했다.
● 경기 시작 전부터 구름 관중, 80% 한국팬
정오에 오픈한 야외행사부터 구름 관중이 몰렸다. 프로 코스튬 플레이어들이 LoL 등장 캐릭터로 분한 코스프레 쇼부터 LoL 굿즈를 판매하는 라이엇스토어까지 볼거리가 풍부했기 때문. 중국과 유럽팀이 맞붙는 결승인만큼 오성홍기를 흔드는 중국팬들과 응원 분장으로 어필한 유럽팬들을 종종 볼 수 있었다. 이들은 치어풀에 자기 나라 말로 응원 메시지를 담는 등 경기 전부터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다.
하지만 이날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 대부분은 한국 팬들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강민오(23) 씨는 “2014년 이후로 4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롤드컵 결승전을 놓칠 수 없었다”며 “롤드컵은 닉네임을 내세워 출전한 선수 개개인의 화려한 테크닉이 매력인 대회여서 다른 나라 선수라도 즐겁게 응원한다”고 했다.
‘2018 롤드컵’ 결승의 오프닝 공연 모습. 사진제공|라이엇게임즈
● 매디슨 비어, (여자)아이들, 바비의 오프닝
롤드컵 결승은 매년 유명 아티스트를 초청한 오프닝 특별 무대로 유명하다. 이번 한국 대회에는 미국 싱어송라이터 매디슨 비어, 걸그룹 (여자)아이들의 미연과 소연, 자이라 번스가 참여한 신곡 ‘팝/스타즈’로 무대를 열었다. 홀로그램으로 구성한 LoL 캐릭터가 무대에 함께 등장하자 관중들은 큰 환호를 보냈다. 미국 EDM 그룹 더 글리치 몹을 비롯해 아이콘의 바비가 롤드컵 공식 주제가 ‘라이즈’를 열창하는 가운데 결승전 참가 선수들이 양쪽에서 등장해 관중들을 열광케 했다.
경기 후 열린 시상식에서도 한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스타인 박찬호, 박세리, 유승민 IOC 위원이 시상자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e스포츠의 대중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는 게 라이엇게임즈 측 설명이다.
인빅터스 게이밍(IG) 팀을 응원하는 관중들. 사진제공|라이엇게임즈
● 인빅터스 게이밍, 중국 첫 롤드컵 우승 선사
이날 결승은 중국 IG가 유럽팀 프나틱을 세트스코어 3대0으로 누르고 ‘소환사의 컵’의 주인이 됐다. 중국의 첫 롤드컵 우승이다. 올해 중국은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 리프트 라이벌즈, 아시안게임에 이어 롤드컵까지 정상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IG는 한국 김정수 감독의 지도 하에 ‘루키’ 송의진, ‘더샤이’ 강승록, ‘듀크’ 이호성 등 여러 한국선수들이 활약하고 있어 한국 팬들의 큰 관심과 응원을 받았다. ‘루키’ 송의진은 “IG에서 첫 우승이 롤드컵이라 더욱 값지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날 결승전은 전 세계 e스포츠 채널을 통해 19개 언어, 120개국 6500만 명에게 방송됐다.
인천|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