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연의 꼬리물기] ‘카메라 울렁증’ 심했던 디오, 트라우마 딛고 대세배우 되다

입력 2018-11-05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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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엑소 멤버 겸 배우 도경수(디오). 스포츠동아DB

이젠 그를 ‘배우’라고 부르는 게 어색하지 않다. ‘아이돌 가수 출신’이란 불필요한 타이틀을 떼도 손색이 없는 ‘배우’다. 게다가 이름도 ‘디오’보다는 ‘도경수’가 더 익숙해졌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백일의 낭군님’으로 그는 주연급 배우로 우뚝 섰다.

그를 처음 본 건 2012년 아이돌 그룹 엑소로 데뷔한 직후였다. 당시 12명 가운데 유독 말수가 적은 멤버였다. 하얀 얼굴은 핏기가 없어 보일 정도로 창백해보였고, 체격도 다른 멤버들에 비해 다소 왜소해 보인 건 단순히 기분 탓이 아니었다. 당시 기자의 기습 질문을 받고 ‘동공 지진’을 일으키며 몇 초간 정지했던 그는 “며칠 전 출연한 음악프로그램에서 한 말실수 때문에 아직도 악몽을 꾸는 기분”이라고 했다. 데뷔해 출연한 첫 생방송에서 너무 긴장한 나머지 머릿속이 하얗게 되어 “웅장한”을 “우월한”이라고 말한 게 화근이었다. 그는 그 일로 카메라 울렁증이 생겼고, 오랫동안 헤어나오지 못했다.

지금에야 카메라 앞에서 코믹함과 진지함을 오가고, 자유자재로 맛깔나는 연기를 선보이고 있지만 그는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수많은 날을 고민했다. 노력하는 모습에 함께 호흡을 맞추는 선배 연기자들은 그를 편하게 해주기 위해 적극적으로 도왔고, 그는 그런 믿음과 지지 속에 자신조차 알지 못했던 재능을 선보였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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