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사진제공|문예출판사
가수 장재인의 인생에 가장 영향을 미친 사람은 비틀스와 릴케, 샤르트르다. 그중 “내 인생의 최고 작품”이나 “가장 감명 깊게 본 영화나 책”을 묻는 질문에는 ‘자동응답기’처럼 릴케를 첫손에 꼽는다.
장재인이 라이너 마리아 릴케가 쓴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처음 접한 것은 열여덟 살 때다. 읽은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지금도 마음이 복잡할 때나 힘든 일이 생기면 다시 꺼내 읽는다. 한마디로 “영혼을 흔들었다”고 했다.
지금은 고전이 된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는 체코 태생의 시인 릴케가 현실적인 삶과 내적인 열망 사이에서 방랑하는, 성숙의 고통을 앓는 젊은이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담았다.
제도권을 떠나 국외자로서 진정한 진리를 찾아 자신의 삶을 수도자처럼 추구해 간 저자의 편지는 위선 없이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젊은이들에게 보내는 따뜻한 위로이자 공감’이다.
가수 장재인. 사진제공|미스틱엔터테인먼트
장재인도 같은 위로를 받았다.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를 통해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순간부터 겪게 되는 혼동을 책에서 위로와 공감을 받았다.
그는 “릴케가 ‘당신 안으로 집중하라’고 말한다. 당시 ‘슈스케’ 출연 후 사회생활과 내 꿈과의 괴리로 힘들었을 때 고민을 들어줬다”고 말했다.
장재인은 자신도 그랬듯 인생을 살아가면서 현실에서 많이 갈등하고 중심을 잡지 못하고, 또 타인의 의견에 자기를 잃어가게 되는 사람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다고 했다.
그는 “릴케라는 예술가가 또 다른 예술가에게 보내는 편지 형태가 창작하는 사람들에게 큰 울림을 안겨주기 충분하다”며 “지금도 책을 들춰보면 틈틈이 어렸을 때 써놓은 말들을 발견하는데, 그로 인해 또 다른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