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포잡] 빛나는 조연? KS 주름잡은 소방수들

입력 2018-11-0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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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프로야구 삼성과 두산의 한국시리즈 6차전 당시 삼성 마무리 오승환이 투구하고 있는 모습. 스포츠동아DB

올해 한국시리즈(KS)에서 격돌하고 있는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는 2차전까지 1승1패로 맞섰다. 불펜의 활약이 돋보였다. 1차전에선 SK 앙헬 산체스와 김태훈이 구원승과 홀드를 챙겼고, 2차전에선 두산 함덕주가 1.1이닝 동안 탈삼진 2개를 곁들여 퍼펙트 세이브를 거뒀다. 함덕주에 앞서 마운드에 오른 박치국과 김승회도 착실하게 승리의 디딤돌을 놓으며 나란히 홀드를 기록했다. 정규시즌 못지않게 포스트시즌에도 불펜 의존도가 높아지는 추세인데, 올해 KS 역시 마찬가지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강력한 불펜을 구축한 팀이 웃는 장면은 역대 KS를 살펴봐도 확연하다. 선발에 가려 ‘빛나는 조연’ 정도로만 인식돼왔지만 마지막 순간 마운드에서 두 팔을 벌려 환호하는 투수는 대개 소방수들이었다. 불펜투수들의 역할을 과소평가할 수 없는 이유다.

역대 단일 KS에서 최다 세이브는 1997년 임창용(해태 타이거즈), 1999년 구대성(한화 이글스), 2004년 조용준(현대 유니콘스), 2011년과 2013년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이 작성한 3개다. KS 우승에 필요한 4승 모두를 지켜준 마무리투수는 아직까지 등장하지 않았다.

오승환은 KS 통산 최다 세이브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2005년 1개, 2006년 2개, 2012년 2개를 추가로 적립해 KS에서만 총 11세이브를 올렸다. 2위는 선동열(해태), 임창용, 조용준의 4세이브다. 당분간은 깨지기 어려운 대기록을 ‘끝판대장’ 오승환이 보유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팀의 리드를 유지해주는 중간투수들의 기여도를 측정하는 홀드의 가치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들이 굳건하게 버텨줘야 세이브 상황도 돌아온다. 단일 KS 최다 홀드는 2008년 이승호(SK), 2011년 안지만(삼성)이 따낸 4개다. KS 통산 최다 홀드에서도 이승호가 9개, 안지만이 8개로 1·2위에 올라있다. 적어도 현재까지는 이승호와 안지만이 가을야구 최고의 중간투수였다고 평가할 만하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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