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싱가포르] 한국판 좀비물 ‘킹덤’…넷플릭스의 안방 습격 사건

입력 2018-11-09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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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의 주역들! 김민영 한국콘텐츠 디렉터, 김은희 작가, 배우 주지훈, 류승룡, 김성훈 감독(왼쪽부터)이 8일 오후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넷플릭스의 ‘씨 왓츠 넥스트: 아시아’ 행사에 참석해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 ‘콘텐츠 공룡’ 넷플릭스 아시아마저 집어삼키나

영화 ‘옥자’ 스타트…예능 프로 이어
한국 첫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 론칭
김은희 작가·주지훈 주연 기대 만발

“세계는 이야기를 나눌 때 연결된다”
미주·유럽 성공 힘입어 亞 공략 박차


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인 넷플릭스의 시선이 아시아로 향하고 있다. 2010년 초반 미주, 유럽 지역에서의 비약적인 성공에 힘입어 2016년 한국을 포함해 서비스 지역을 190개국으로 확장했다. 특히 한국에 대한 관심이 눈에 띄게 상승하고 있다. 2017년 오리지널 작품으로는 최초인 영화 ‘옥자’를 시작해 매해 작품 수를 늘려가고 있다.


● “한국엔 재능 있는 배우가 상당히 많다”


넷플릭스가 공략할 미래 시장은 아시아다. 이를 공식적으로 알리기 위해 넷플릭스는 8일 아시아태평양 본부가 있는 싱가포르의 마리나 베이 샌즈 컨벤션센터에서 아시아 언론을 대상으로 ‘씨 왓츠 넥스트: 아시아’(See What’s Next: Asia)’라는 제목으로 2019년 라인업을 소개했다.

이번 행사는 넷플릭스가 2016년 1월 아시아 론칭 이후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벌인 공식행사로, 11개국 200여명 취재진이 참석한 가운데 대규모로 진행됐다. 넷플릭스 창립자 겸 CEO 리드 헤이스팅스, 테드 사란도스 최고 콘텐츠 책임자, 토드 옐린 제품 혁신 부문 부사장, 넷플릭스 아시아 콘텐츠 임원진이 자리해 아시아 시장의 경쟁력에 대한 관심을 엿보게 했다.

리드 헤이스팅스 CEO는 “세계는 이야기를 나눌 때 연결된다. 그렇기에 우리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전 세계의 뛰어난 이야기와 위대한 이야기꾼들을 찾아내 투자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시아 론칭 이후 넷플릭스 제작의 한국 오리지널 작품 수는 증가했다. 2017년에는 ‘옥자’ 1편에 그쳤지만 2018년은 ‘유병재의 B의 농담’ 1·2편 ‘범인은 바로 너!’ ‘라바 아일랜드’ 등 모두 4편이다. 2019년 라인업은 현재 공개된 것만 4편으로 향후 제작 가능성은 더 열려 있다.

테드 사란도스 최고 콘텐츠 책임자는 “각종 언어적, 문화적 제약을 뛰어 넘고, 보다 좋은 콘텐츠를 통해 전 세계가 함께 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며 “아시아는 이러한 면에서 굉장히 중요한 시장이고 의미를 지니고 있다. 아시아의 독특한 스토리텔링과 글로벌 기술이 만나 특별한 프로젝트로 탄생했다. 이 새로운 시리즈들이 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를 만족시키는 콘텐츠들이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이날 동남아, 인도, 한국, 일본의 콘텐츠 디렉터들은 “각국의 로컬 스토리를 발굴해 넷플릭스의 플랫폼을 거쳐 글로벌 콘텐츠로 성장시키는 역할”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했다. 김민영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디렉터는 “큐레이팅이 잘된 콘텐츠를 찾는 넷플릭스 시청자에게 한국 시장은 재능 있는 배우가 굉장히 많다”고 매력을 소개했다.

드라마 ‘킹덤’에서 반역자로 몰린 왕세자 역을 맡은 주지훈. 사진제공|넷플릭스


● “‘킹덤’, 강력하고 흥미로운 콘텐츠의 탄생”

이날 행사 중 취재진의 집중도가 가장 높았던 시간은 드라마 ‘킹덤’이 소개되는 순간이었다. 1분11초 동안 200여명의 시선이 스크린으로 쏠렸다. 이날 ‘킹덤’의 티저 영상이 최초로 공개됐고, 영상 말미 론칭 날짜가 등장해 마지막까지 긴장감이 이어졌다.

‘킹덤’은 넷플릭스의 한국 최초 오리지널 드라마로, 굶주린 끝에 좀비가 되어버린 이들의 비밀을 ‘반역자로 몰린’ 왕세자(주지훈)가 파헤치는 이야기. 류승룡 배두나 김상호 등도 출연하며, 영화 ‘터널’의 김성훈 감독과 ‘시그널’ 김은희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2019년 1월25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며, 시즌2 제작도 확정됐다.

김은희 작가는 “2011년부터 기획했지만 대본 작업이 힘들었다. 기존 플랫폼에서 불가능했던 부분이 넷플릭스를 만나 좀 더 자유롭게 창작 활동을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성훈 감독은 “외롭고 쓸쓸한 카리스마를 가진 캐릭터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 주지훈이었다. 이 작품을 통해 주지훈을 처음 알았는데 센스와 지능이 탁월하다. 부상을 당하는 순간까지도 끝까지 하더라”고 했다.

류승룡에 대해서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다. 무한한 편안함을 줬다”고, 배두나에 대해서도 “어떻게 해야 동료의 공감을 자아낼 수 있는지를 아는 최고의 배우”라고 극찬했다.

드라마 ‘킹덤’의 한 장면. 사진제공|넷플릭스


이날 ‘킹덤’은 넷플릭스 대표작 ‘하우스 오브 카드’ 다음으로 가장 많이 언급됐으며, 넷플릭스의 최고 경영자들이 입을 모아 높이 평가했다. 리드 헤이스팅스 CEO는 “‘킹덤’은 거대한 쇼다. 이 쇼가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으리라 확신한다”고 자신했다. 테드 사란도스 최고 콘텐츠 책임자는 “강력하고도 흥미로운 콘텐츠의 탄생”이라고 소개했다.

테드 사란도스 최고 콘텐츠 책임자는 ‘킹덤’에 대해 “뛰어난 이야기는 어디에서든 나올 수 있다고 생각을 증명해준 작품이다. 굉장히 놀라웠다”며 “초자연적 판타지와 역사적 사실이 결합해 영화적 스케일로 화려하게 완성됐다”고 말했다. 김민영 한국 콘텐츠 디렉터는 “‘킹덤’은 장르적인 면에서 넷플릭스가 최상의 플랫폼이라고 판단했다. 지금까지 한국드라마를 보지 않았던 사람도 즐길 수 있는 콘텐츠”라고 확신했다.

싱가포르|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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