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역대 PS 최다 K…가을에도 여전한 ‘한 방 야구’

입력 2018-11-12 15: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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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트레이 힐만 감독(왼쪽)-두산 김태형 감독. 스포츠동아DB

KBO리그는 미국 메이저리그와 마찬가지로 ‘홈런의 시대’다. 홈런에 얽힌 각종 기록은 매년 새로 작성되고, 부산물인 삼진도 그 상승곡선을 그대로 따른다.

올 정규시즌 720경기에서는 1756홈런이 나왔다. 지난해 새로 쓰인 단일 시즌 최다 홈런(1547개) 신기록을 불과 1년 만에 다시 만들었다.

올해 포스트시즌(PS)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2018 PS는 11일까지 와일드카드(WC) 결정전부터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5경기 등 15경기를 치렀다. 여기서 나온 홈런은 33개로 경기당 2.2개다. 단순히 계산하면 매 경기 양 팀이 홈런 하나씩 때렸다는 의미다. 단일리그 기준으로 2017년(15경기 40개), 2009년(16경기 34개)에 이어 최다 3위다. 타석당 홈런 비율도 ‘역대급’이다. 올 PS 타석당 홈런은 2.87%로 지난해(3.25%)에 이어 두 번째다.

홈런의 증가는 삼진을 늘린다. 삼진은 홈런 타자의 ‘세금’이다. 올 PS 15경기 262.1이닝에서는 261삼진이 나왔다. 단일리그 기준 최다다. 2009년과 2013년 16경기에서 나온 종전 1위 기록(231삼진)을 이미 훌쩍 뛰어넘었다. 타석당 삼진 비율은 22.7%로 증가폭을 더욱 선명히 드러낸다. 종전 PS에서 타석당 삼진 비율 20%를 넘긴 것은 1996년(20.2%)이 유일했다. 지난해에도 18.2%로 어느 정도 선을 유지했지만, 올해는 삼진이 더욱 늘어난 것이다. 명 타자 중 한 명은 삼진을 당하는 셈이다. 9이닝당 탈삼진 역시 8.95로 처음으로 8을 돌파했다. 2014년(7.74개) 기록을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각 팀이 자랑하는 에이스들이 총출격하는 PS 무대이지만 타고투저와 홈런의 비약적 증가는 이를 무색하게 만든다. 홈런에 초점을 맞춰 시원한 스윙을 주저하지 않으니 삼진이 늘어나는 것도 당연하다. KS 맞대결 사령탑인 트레이 힐만 SK 와이번스 감독과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 모두 “적극적으로 스윙하면 삼진을 당하더라도 그걸로 충분하다”고 입을 모은다.

삼진의 증가가 반드시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이종열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주저하고 망설이며 나온 삼진이냐, 적극적인 타격에서 나온 삼진이냐를 따져봐야 한다. 올 PS에서는 정규시즌과 마찬가지로 공격적으로 나서며 홈런과 삼진이 동반 상승했다”며 “그렇다면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다. 삼진은 좋은 결과, 즉 홈런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투자”라고 현상을 설명했다.

잠실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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