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AG논란 등 악재 속에 연이은 만원관중, 다시 고개 숙여야할 프로야구

입력 2018-11-1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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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의 한국시리즈 6차전 경기가 열렸다. 스포츠동아DB

지난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의 한국시리즈 6차전 경기가 열렸다. 스포츠동아DB

‘103억7295만9000원.’

2018 KBO 포스트시즌(PS)의 최종 입장수입이다. 한국시리즈(KS) 6차전까지 열린 올해 PS는 총 16경기에서 100억 원이 넘는 ‘흥행대박’을 기록했다. 2012년(15G·103억9222만6000원) 이후 KBO 역사상 두 번째로 PS 입장수입 100억 원을 돌파했다.

숫자로 확연하게 드러나는 성과다. 올해 PS에 참가한 팀들은 SK 와이번스~두산 베어스~넥센 히어로즈~한화 이글스~KIA 타이거즈였다. 원년부터 고정적인 팬층이 많았던 지방 연고팀들이 조기에 PS을 마무리했는데도 가을의 열기는 쉽게 식지 않았다. 수도권 팀들이 연이은 명승부를 연출하며 각 팀 홈구장을 수많은 관중들로 가득 채웠다.

이 대목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이 모든 성과를 만든 주체는 바로 ‘야구팬’이라는 점이다. 선수들이 아무리 뛰어난 기량을 펼쳐도, 구단이 화려한 마케팅을 구상해도 결국 팬들이 야구장을 찾아주지 않으면 100억 원이 넘는 입장 수입은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그라운드 위 ‘공놀이’가 ‘프로야구’라는 타이틀을 달 수 있는 이유다.

올해 한국야구는 온갖 풍파를 겪었다. 특히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 이슈가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였다. 대표팀 구성, 이로 인한 리그 중단 등 수 많은 다른 문제들이 파생되면서 여론이 들끓었다. 대표팀의 수장과 KBO의 총책임자가 국민 앞에 머리를 숙였지만 한국야구를 향한 팬들의 분노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늘어지는 리그 일정, 다가오는 추위, 가을의 미세먼지 등 여러 악재까지 겹치면서 후반기 프로야구는 대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 한국프로야구를 구해낸 소방수가 있었다. 바로 애증의 관계라도 되는 듯 마지막까지 프로야구의 손을 잡아 끌어준 팬들이었다.

두산과 SK의 KS는 1~6차전은 전 경기 매진됐다. 팬들은 11월의 야구를 보기 위해 언 손을 녹여가며 목이 터져라 응원을 보냈다. 이 중에는 분명 올해 한국야구에 크게 실망한 팬들도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프로야구의 ‘꽃’인 가을축제를 위해 마지막까지 자리를 빛내줬다. 프로야구에 관계된 구성원 모두가 감사의 인사로 다시 한번 고개를 숙이고, 더 이상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재차 다짐하는 계기로 삼아야 하는 이유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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