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리뷰] ‘태양의 서커스:쿠자’, 심장을 뒤흔드는 전율과 환희의 120분

입력 2018-11-14 14: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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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심장이 ‘쿵’이다. ‘태양의 서커스(CIRQUE DU SOLEIL) : 쿠자(KOOZA‧이하 ‘쿠자’)’를 보고 있는 관객들은 환호하거나 기함한다. ‘태양의 서커스 : 퀴담’(2015)이후 3년 만에 신작으로 돌아온 ‘쿠자’가 다시 한 번 관객들을 텐트 속, 환상의 서커스의 세계로 향하게 한다.

‘쿠자’ 팀은 2007년 4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세계 초연을 한 뒤 4개 대륙, 21개 나라, 62개 도시에서 공연했으며 약 800만 명이 관람했다. ‘상자’, ‘궤’ 또는 ‘보물’ 이라는 의미의 산스크리트어 ‘코자(KOZA)’에서 기원한 이름인 ‘쿠자’는 공연의 스토리텔러인 ‘이노센트’가 상자를 열며 시작된다. 상자 속에서 용수철처럼 튀어나오는 ‘트릭스터’가 ‘휘~익’하고 막대기를 휘젓는 순간 빅탑에서는 120분(인터미션 30분)간 마법이 펼쳐진다.


120분간 배우들이 보이는 8가지의 고난도 곡예는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곡예사 3명이 나와 신체의 움직임으로 아름답고도 숨이 막히는 모습을 만들어내는 컨토션(Contortion)기술로 시작한다. 오로지 끈을 의지하며 공중을 날고 회전하는 스트랩스(Straps), 8개의 의자로 7미터의 탑을 쌓아 균형을 잡는 밸런싱 온 체어스(Balancing on Chairs), 7.6미터 상공 밧줄위에서 걷고 뛰며 자전거를 타는 하이어 와이어(Hire Wire) 등은 관객들에게 ‘와!’라는 감탄을 연신 외치게 한다.

공연 중 하이라이트는 725kg 무게의 휠을 회전시키며 보기만 해도 아찔한 공중곡예를 펼치는 ‘휠 오브 데스’(Wheel of Death)다. 돌아가는 휠 안과 밖으로 뛰고 수 미터를 점프하고 심지어 줄넘기까지 하는 등 이름 그대로 죽음의 곡예를 펼치는 이들은 인간의 한계치를 넘어서는 퍼포먼스를 보여줌으로서 관객들의 심장을 쥐락펴락한다. 또한 “‘태양의 서커스의 근원으로 돌아가는 쇼”라고 말했던 딘 허비 예술감독의 말처럼 ’쿠자‘는 전통적인 서커스와 현대기술의 완벽한 조화를 이뤄낸다.


곡예 틈틈이 등장하는 ‘킹’과 ‘클라운즈’는 시쳇말로 ‘깨알웃음’을 선사한다. 가다가 넘어지거나 서로를 때리는 등의 슬랩스틱 코미디와 함께 “바보~”, “내가 이겼어요”라는 한국말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준다. 또 이 시간에는 관객을 무대로 불러 함께 하는 시간이 있다. 쑥스러워하지 않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함께 즐기길.

또 ‘쿠자’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음악. 트럼펫, 트럼본, 베이스, 드럼 등 총 6명의 연주자와 2명의 가수로 이뤄져있는 ‘밴드’는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곡예를 더욱 극적으로 보이게 한다. “1970년대 펑크부터 오케스트라, 1950년대 인도의 전통음악 등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장 프랑수아 코테 작곡가로부터 탄생한 음악들은 텐트 속을 기묘한 분위기를 풍기게 하며 쇼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시킨다.


관객들에게 한 가지 전해줄 팁이 있다면 공연 시간에 맞춰 들어가지 않기를 바란다. 빅탑 내에는 약 2600석이 있고 입구가 여러 개인데다 스태프들이 모든 관객들의 좌석을 일일이 안내해주기에 다른 극장과는 달리 입장시간이 좀 걸린다. 또한 공연 전 ‘왕(The King)’과 ‘클라운즈(Clowns)’가 관객들에게 팝콘을 뿌리며 재미난 난동을 부리고 있으니 놓치지 말고 관람하길. 12월 30일까지 서울 잠실운동장 내 빅탑에서.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마스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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