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이대성. 사진제공|KBL
현대모비스는 11일 DB와의 홈경기를 마치고 울산에서 구단 체육관이 있는 용인으로 오후 10시께 돌아왔다. 선수들은 도착 직후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현대모비스 조동현(42), 성준모(40) 코치도 귀가하려는데 누군가 체육관 불을 켜고 농구를 하고 있었다. 이대성이었다.
조 코치는 18일, “(이)대성이가 ‘농구가 잘 안 되서 괴로운데 방구석에 누워있느니 농구를 하겠다’며 슛을 던지더라”라고 뒤늦게 털어놨다. 이대성은 그 자리에서 슈팅 1000개를 던졌다. 이대성과 한 집에 살고 있는 남영길(23)도 함께였다.
조 코치는 이를 기다렸다가 이대성을 집에 데려다줬다. 그는 “대성이가 차가 없다. 그 시간에 택시 불러가기도 어렵겠다 싶어 기다렸다가 집에 데려다줬다”고 말했다. 조 코치는 성 코치와 함께 이대성, 남영길을 집 앞에 데려다 준 뒤 야식도 사줬다.
슈팅 1000개로도 이대성은 성에 차지 않았다. 단 3~4시간만 잔 후 이튿날 새벽 6시에 다시 체육관에 나가 또 3점슛 1000개를 던졌다. 이대성은 “세계최고의 선수인 코비 브라이언트도 슛이 잘 안될 때는 슛 1000개를 던졌다더라. 나는 2000개는 쏴야하지 않겠나”며 “그래도 몰아서 던지면서 밸런스가 잡혔다”고 말했다. 이후 2경기에서 이대성은 3점슛 19개 중 11개를 넣었다.
조 코치는 “지금껏 대성이 만한 열정이 있는 선수가 있었나 싶다. 대성이가 성공 못하면 진짜 세상이 불공평한거다. 분명히 더 나아질 것이라고 믿는다”며 이대성에 대한 굳은 신뢰를 나타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