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황인범(왼쪽)-나상호.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대표적인 주인공은 동갑내기 ‘K리그2 듀오’ 황인범(22·대전 시티즌)과 나상호(22·광주FC)다. 올 시즌 K리그2에서 빼어난 실력을 뽐냈던 둘은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 이어 A매치에서도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벤투 감독으로부터 확실한 눈도장을 받게 됐다.
우선 황인범은 한국축구의 차세대 중원사령관으로서 가능성을 충분히 선보였다. 호주전에선 수비 측면에서 몇 차례 아쉬운 장면을 만들었지만, 우즈베키스탄전에선 공수 모두에서 부족함 없는 능력을 발휘했다. 실제로 이날 연출된 결정적인 공격 상황에선 황인범이 늘 자리하고 있었다. 여기에 상대 수비를 긴장시킨 위협적인 중거리 슛 역시 일품이었다. 아직 기성용의 빈자리를 모두 메우기에는 부족함이 많지만, 앞으로 활약을 통해 얼마든지 성장할 수 있다는 평가다.
나상호의 발견도 큰 수확이었다. 호주 원정을 통해 처음으로 성인 태극마크를 단 나상호는 사실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다. 이청용과 남태희, 이진현, 문선민 등 2선 공격자원들이 풍족했던 탓이다. 그러나 나상호는 호주전 교체투입을 통해 몸을 푼 뒤 우즈베키스탄전 선발출장으로 자신의 진가를 마음껏 뽐냈다. 신예답게 그라운드를 활발히 누비면서도 동시에 결정적인 패스를 주고받으면 기회를 창출해나갔다. A매치를 처음 경험하는 신예답지 않게 주눅 드는 모습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제 관심사는 둘의 벤투호 잔류 여부다. 벤투호는 잠시 휴식을 취한 뒤 곧장 내년 1월 예정된 아시안컵 준비에 들어간다. 이번 원정과 달리 해외파들의 합류가 대거 예상되는 가운데 축구계는 황인범과 나상호의 동반 성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