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안 맞는 KT, KBO 징계 받아도 탓할 수 없다

입력 2018-11-2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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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강민국. 스포츠동아DB

구단 차원에서는 인지했지만 사장과 단장은 몰랐다. KT 위즈가 음주운전 이력이 있는 강민국(26) 트레이드 논란에 대해 내놓은 공식입장이다. KT의 조직 운영 체계에 심각한 문제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스포츠동아는 21일 ‘NC 다이노스가 소속 내야수 강민국의 음주운전 적발 사실을 KBO에 신고하지 않았고 이후 KT에 트레이드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트레이드를 주도한 최재영 운영팀장은 16일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지에서 스포츠동아에 “강민국의 음주운전 여부에 대해서 들은 것이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핵심 관계자 역시 같은 답을 내놓았다.

그러나 구단의 공식 발표는 달랐다. NC는 ‘KBO에 신고하지 않은 것은 잘못한 일이지만 KT 측에는 해당 사안을 전달했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KT 역시 ‘강민국의 음주운전과 행정처분 이행 사실을 전달 받았으나 NC의 KBO 신고 여부에 대해서는 전달 받지 못했다’고 했다.
KT 내에서도 의견이 갈린 것이다. 이는 프런트 시스템이 곪아있다고 자인하는 꼴이다. 유태열 사장은 강민국의 음주운전 이력을 스포츠동아 보도를 통해 처음 접했다. 이숭용 단장도 마찬가지다. 구단의 최종 의사 결정권자인 사장과 단장조차 몰랐던 사실을 몇몇 실무자만 알고 넘어갔다. 만일 사장과 단장이 해당 내용과 향후 징계 가능성을 사전에 인지했다면 트레이드 성사 여부가 달라졌을 수도 있다.

보도 직후 KT는 내부 회의를 통해 사태 파악에 나섰다. 그 과정에서 나도현 전 운영팀장이 강민국의 음주운전 전력을 NC 측으로부터 전달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유태열 사장이 격분한 것은 당연한 결과다. KBO가 유권해석을 통해 강민국의 사후 징계를 논의한다면 피해를 입는 쪽은 KT다. 물론 제대로 된 시스템 구축 실패로 자초한 결과이니 누구도 원망할 수는 없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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