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①] ‘국가부도의 날’ 조우진 “김혜수 선배와 불꽃케미 노력했죠”

입력 2018-11-24 10: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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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①] ‘국가부도의 날’ 조우진 “김혜수 선배와 불꽃케미 노력했죠”

배우 조우진이 영화 ‘국가부도의 날’을 통해 또 다른 가면을 썼다. 매 작품마다 변신을 시도해 관객들을 놀라게 하고 있는 그가, 이번에는 재정국 차관 캐릭터를 통해 영화의 악(惡)을 담당했다. 이번에 그가 ‘국가부도의 날’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무거운 주제를 다뤘음에도 템포감이 느껴져서 인상 깊었어요. 시대를 관통했던 사람들이 보였죠. 등장인물들의 감정선만 따라가도 영화를 즐기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게다가 나온 결과물 자체는, 시나리오를 느꼈던 부분들이 깊이 있고 확장감 있게 느껴졌고요.”

‘국가부도의 날’에서 조우진는 김혜수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영화에서 긴장감을 자아내는 인물로 그는 자신의 연기를 100% 발휘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관객들에게 소위 말해 ‘욕 먹는’ 캐릭터를 맡으며 자신의 이미지에 대한 걱정을 하진 않았을까.

“아이러니 하죠. 재정국 차관이 욕을 먹어야, 저는 그걸 칭찬으로 받아들이는 거니까요. 그래야 한시현 팀장(김혜수 분)의 마음과 행동이 빛을 발하는 거죠. 그래야 더 사는 거고요.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국가부도의 날’은 IMF 당시 한국의 상황을 생생히 그리고 있다. 배우 조우진은 그 당시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전 그때 재수생이었어요. 등록금이 없었죠. 통장에 돈이 얼마 없다는 걸 실감했어요. 아버님의 고개가 숙여지는 걸 느꼈고, 엄마의 한숨이 늘어났죠. 지인들의 왕래가 줄어들었고요. 가족 모두가 경제 활동을 해야 하는, 학업을 접고 경제활동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아버지는 사업을 하셨는데, 다 어렵다고 했죠. 우리 집만 그런 게 아니었어요. 사회활동을 오래 하신 세대였죠. 빈 소주병이 나뒹굴고, 교회 종탑이 늘어나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조우진은 그렇게 한국 사회가 어려웠을 당시 배우를 꿈꾸고 있었다. 누구보다 열심히 경제활동을 해야 했던 그였기에, 배우를 하겠다고 선뜻 나서는 것도 힘든 일이었을 터.

“생업에 매달려야 하는 시기에 저는 배우라는 걸 해보겠다고 했죠. 그 시작이 연극영화과 진학이었어요. 그걸 한다고 했을 때 실소를 금할 수가 없으셨죠. 그 어려운 걸 어떻게 하려고 하냐고 하셨어요. 잘되면 좋은데, 확률상 워낙 어려운 직종이다 보니 걱정을 많이 하셨죠.”


이번 ‘국가부도의 날’을 위해 조우진은 생소한 경제 용어까지 습득하며 연기에 임해야했다. 재정국 차관이라는 직책이, 경제에 있어서는 전문가였어야 했기 때문에 그 부담감도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오랜 시간동안 경제 공부를 했어요. 경제 전문가로서의 행보를 거치고, 고위 간부직으로 이르면서 이 사람 안에 자리 잡은 그릇된 신념이 올곧은 행동을 바탕으로 하는 한시현과 대척점에 설 수 있어야한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두 인물의 갈등이 최고조로 가야 공분과 공감을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한시현 팀장과 불꽃 케미를 일으켜보고자 노력했던 것 같아요.”

“숫자 개념과 경제 용어 개념 자체가 차있는 사람이었어요. 수십 번, 수백 번 구사하는 사람의 호흡을 담아내기 위해 용어를 입어 붙이는 연습을 먼저 했어요. 한시현의 직함을 읊는 것도 쉽지 않았고요. 입에 자연스럽게 담아내게끔 더 많이 노력을 했어요. 경제학자로서의 접근보다는 정치인의 호흡으로 하려고 했어요. 학자들은 분석적으로 차갑게 이성적으로 접근하는데, 정치인은 사람을 상대로 하니까 감정도 어느 정도 담아낸 거죠.”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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