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석과 아가메즈, 누가 현재 V리그 최고 선수일까

입력 2018-12-09 18: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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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정지석(뒤편 왼쪽 두 번째·번호 10)은 9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도드람 V리그 우리카드전에서 20득점, 공격성공률 57.69%의 맹활약으로 팀의 세트스코어 3-2 역전승을 이끌었다. 공격뿐만 아니라 리시브, 수비에서도 힘을 보태며 V리그 최고의 선수로 거듭나고 있다. 사진제공|KOVO

도드람 2018~2019 V리그 2위 대한항공은 12월에 고난의 행군 중이다.

3일 KB손해보험 원정, 6일 삼성화재와 홈경기를 했다. 9일 우리카드 원정에 이어 13일 현대캐피탈, 16일 OK저축은행전이 숨쉴 틈 없이 벌어진다. 가스파리니의 컨디션이 최근 하강하는 것이 심상치 않은데다 황승빈의 부상으로 홀로 버텨오던 세터 한선수와 윙스파이커 곽승석-정지석의 발걸음도 전처럼 가볍지는 않다. 설상가상 리베로 정성민도 8일 훈련도중 허리에 탈이 났다.

박기원 감독은 9일 우리카드전에 앞서 “상대팀들은 3라운드 들어 호흡이 맞아 가는데 우리는 아직 완벽하지 않다. 이번 고비를 어떻게든 넘겨야 한다”며 “이럴수록 공격적으로 해야 한다. 오늘은 리베로로 백광현이 출전한다. 그동안 충분히 준비해왔으니 잘 할 것으로 믿는다. 경기감각이 문제될 뿐”이라고 말했다.

2일 삼성화재전 3-1 승리 이후 일주일 만에 경기를 하는 우리카드는 세터 노재욱 영입 이후 5승1패를 했다. 새 주전세터 효과를 확인한 신영철 감독은 “아직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우리는 다른 팀보다 출발이 늦었다.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시즌개막 출전멤버 대부분이 달라진 가운데 신 감독은 최근 유광우 김정환과 커피타임을 가졌다.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주전자리를 넘겨준 이들을 위로했다. 신 감독은 “코트에서 뛰지 못하더라도 팀을 위해 할 일은 많다. 잘 도와주라. 대신 어느 팀이건 영입요청이 오면 보내주겠다”고 부탁했다. “선수생활은 젊었을 때 한 때인데 주전으로 못 뛰면 연봉이 깎인다. 그런 일은 막아야하지 않겠냐”면서 역지사지의 마음을 전했다.

대한항공 정지석(왼쪽)-우리카드 아가메즈. 사진제공|KOVO


● 우리카드 아가메즈와 대한항공 정지석, 현재 V리그 최고의 선수는 누구

KOVO 조원태 총재 겸 대한항공 구단주와 우리카드 정원재 구단주가 영하의 날씨를 뚫고 장충체육관을 찾았다. 올 시즌 장충체육관 최다인 3653명의 관중이 들어차 두 팀 선수들의 승리열망은 평소보다 훨씬 더 뜨거웠다.

1세트 우리카드가 일방적으로 경기를 지배했다. 대한항공은 오른쪽 가스파리니의 공격이 막히자 2-7에서 과감하게 김학민으로 교체했다. 4-11에서 두 번째 타임아웃을 불렀을 정도로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뭘 해도 다 되는 우리카드의 아가메즈는 10득점 82%의 엄청난 공격성공률을 기록했다. 우리카드의 세트 공격성공률은 63%였고 대한항공은 30%에 그쳤다.

2세트는 다른 양상이었다. 우리카드는 초반 범실이 많아졌고 언터처블이던 아가메즈의 공격이 차츰 상대에 걸렸지만 18-17에서 아가메즈 타임이 다시 시작됐다. 6개의 공격득점을 성공시키며 세트를 선물했다. 노재욱이 흔들리는 리시브 속에서도 때리기 좋게 연결한 덕분이었다. 아가메즈는 2세트에만 15득점(68% 성공률)을 했다. 우리카드가 봄배구에서 무서운 것은 단기전에서 보여줄 아가메즈의 이런 폭발력 때문이다.

3세트 배수의 진을 친 대한항공의 서브가 한층 강해졌다. 상대 리시브가 흔들리자 공격성공률도 61%로 상승했다. 상대 코트에 꽂으려고 덤비는 우리카드의 공격이 6번이나 대한항공의 블로킹에 잡혔다. 중반 이후 점수차가 벌어지자 신영철 감독은 다음 세트를 대비했다. 차츰 정상으로 되돌아온 대한항공의 자랑인 정지석이 4세트부터 폭발했다. 2개의 에이스 포함 7득점(83% 성공률)으로 팀을 이끌었다. 우리카드는 17-18부터 나온 3개의 범실이 뼈아팠다. 2라운드와 반대로 이번에는 대한항공이 먼저 2세트를 내주고 따라붙었다.

운명의 5세트. 우리카드는 아가메즈의 고공대포에 팀의 화력을 집중했다. 대한항공은 다양한 공격옵션으로 점수를 냈다. 7-7에서 우리카드는 3개의 범실을 했지만 아가메즈의 공격으로 잘 따라붙었다.

하지만 10-9에서 대한항공은 진성태의 속공과 정지석의 퀵오픈으로 추격을 뿌리쳤다. 정지석은 12-9에서 아가메즈를 상대로 쳐내기 공격을 성공시키며 현재 V리그 최고의 선수가 누구인지를 확인시켰다. 20득점(58% 공격성공률)의 정지석은 트리플크라운에 서브에이스 1개가 모자라는 맹활약을 하며 이날 경기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버티면 이긴다는 말을 실감했다”고 했다.

디펜딩챔피언 대한항공은 세트스코어 3-2(14-25 23-25 25-18 25-20 15-10)로 대역전승을 거두며 시즌 11승(4패), 승점33으로 다시 1위가 됐다. 3연승이 마감된 우리카드는 7패(7승), 승점23을 기록했다.

장충|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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