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KCC 이정현. 사진제공|KBL
현 시점에서 국내 프로농구 감독들에게 같은 질문을 하면,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이름은 단연 전주 KCC의 ‘슈퍼에이스’ 이정현(31)이다.
모든 팀들은 위닝샷을 외국인선수에게 맡기지만, KCC는 다르다. 승부를 결정지어야 하는 상황에서 스테이시 오그먼(50) 감독은 이정현에게 볼을 맡긴다.
이정현은 감독으로 하여금 위닝샷을 맡길 만한 모든 요소를 갖췄다. 안정적인 슈팅과 돌파력에 상대 수비의 파울 유도까지 능수능란하게 해낸다. 또한 접전 승부를 즐길 줄 아는 강심장까지 타고 났다. 스스로 “접전 상황을 즐기려고 한다”고 할 정도로 자신감에 차있다.
이정현은 지난 12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안양 KGC와의 원정경기에서도 2차 연장 종료 1.5초전 위닝샷을 성공시키면서 팀에 승리(111-109)를 안겼다. 3연패에 빠진 팀을 구해내는 귀한 득점이었다.
전주KCC 이정현. 사진제공|KBL
그는 46분23초를 뛰면서 33점·7리바운드·9어시스트를 기록했는데, 체력이 거의 다 소진된 상황에서도 다시 한 번 힘을 짜내 위닝샷을 성공시킨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이를 이정현이 해냈다.
오그먼 감독은 이정현에 대한 신뢰가 절대적이다. 그동안 거의 페인트 존에 살다시피 했던 브랜든 브라운의 동선을 정리한 것도 이정현의 돌파 공간을 넓히기 위해서였다. 오그먼 감독 체제가 된 이후 6경기에서 이정현은 평균 20.3점을 기록 중이다.
이정현은 “접전이 되면 승부처에서 누구나 힘들기 마련이다. 물론 나도 힘들다(웃음). 팀이 이기기 위해서는 누군가 볼을 잡고 해결을 해야 한다. 평소 이런 상황에 대해 설정을 하고 연습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감독님이 믿어주셔서 감사할 뿐이다”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