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재, ‘인간극장’ 출연…50년 만에 아내 공개

입력 2019-01-04 13: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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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재, ‘인간극장’ 출연…50년 만에 아내 공개

어두운 무대 뒤, 홀로 대사를 읊조리는 이가 있다. 형형히 빛나는 눈빛과 다부진 체구... 거침없이 무대로 나아가는 그는 대한민국 현역 최고령 배우 이순재(85) 씨다. 100세 철학자 김형석 교수에 이어 '인간극장' 신년특집 ‘삶이 무어냐고 묻거든’ 두 번째 편에서는 국민배우 이순재 씨의 63년 연기 인생을 들여다본다.

그의 오랜 연기 인생이 시작된 건 서울대 철학과 재학시절이었다. 당시 다양한 예술영화를 접하던 중 '햄릿'을 본 순간 그는 연기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지금이야 모두가 선망하는 직업이지만 당시 배우는 ‘딴따라’, 열의 아홉은 반대하던 직업이었다. 하지만 ‘연기도 곧 예술’이라는 확신으로 연극 '지평선 너머(1956)'로 본격적인 연기를 시작했다. 연극무대에서 온갖 배역을 섭렵, 연기실력을 다져나갔고, 1964년 TBC 방송국이 생기며 드라마까지 발을 넓혔다. 그러나 그는 당시에는 소위 반짝이는 ‘스타’는 아니었다. 묵묵히 해오던 연기가 전환점을 맞은 건 1991년 김수현 작가를 만나면서였다.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1991)'의 ‘대발이 아버지’로 비로소 돈을 벌어오는 가장이 되었고, 이후 MBC ‘하이킥’ 시리즈에서 코믹 연기를 선보이며 국민 아버지에서 ‘야동 순재’로 대변신했다. 그런데, 그를 지금껏 ‘야동’이라 부른다는 한 사람이 있다.

노배우의 거침없는 그녀, 바로 아내 최희정 씨(79)다. 1966년에 결혼해 50년 넘게 남편의 그림자로 철저하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아내. '인간극장'에 최초로 매력을 발산하며 등장했다. 그녀가 생생하게 전해주는 배우 이순재, 남편 이순재의 이야기. 이화여대 무용과를 나와 촉망받는 무용가였지만 ‘이순재의 그녀’로 살게 된 이유는 바로 러브레터였다는데. 해외 순회공연을 떠난 애인이 행여 해외에 눌러앉지 않을까 노심초사 편지를 썼다는 노총각 배우 순재 씨... 그때의 정성이 평생 남편 뒷바라지를 하며 살게 한 힘이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연기밖에 몰랐던 남편을 대신해 아내는 5년 만에 얻은 아들의 돌 반지를 팔아 두 평짜리 만둣집을 열고 배달까지 직접 했다. 연기에 미친 남편을 대신해 가장 역할을 해온 그녀. 지금도 새로운 배역을 맡으면 함께 대본을 연구하며 의상, 발음, 표정까지도 꼼꼼히 체크 한다고 전했다,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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